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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이슈] '성폭행 논란' 이현주 감독, 거듭된 폭로에 영화계 은퇴까지
작성 : 2018년 02월 08일(목) 16:16

이현주 감독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동성 영화감독을 성폭행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이현주 감독이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현주 감독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 때문에 재판의 과정 안에서 저 나름의 아쉬움이 컸다. 이 상황이 벌어진 다음에도 저는 저의 입장문을 통해 그것에 대해서 다시 이해받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제가 저의 아쉬움을 풀기 위해 그리고 이해 받기 위해 했던 지금의 행동들은 이미 벌어진 상황들에 대한 어떤 면죄부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 일로 상처를 받으셨고 그 상처는 점점 커지고 있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현주 감독은 "저는 그 날의 일에 대해 전하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그 날 이후 피해자와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느꼈을 고통에 대해서 간과했다. 이유를 막론하고 저의 행동들은 너무도 커다란 상처를 줬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 그리고 '연애담'을 아껴주시고 응원해 주신 영화인들과 관객분들, 이 영화와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큰 충격과 상처를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게 영화는 삶의 전부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것을 위해 살아왔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영화일을 하지 않겠다.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영화계에서 은퇴할 것을 선언했다.

이현주 감독은 지난 2015년 한국영화아카데미 동기였던 피해자 A씨가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틈을 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이 같은 사건은 지난 1일 피해자 A 씨가 '미투(Me too) 운동' 동참과 함께 자신의 SNS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는 글을 올려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 5일 이현주 감독을 조합에서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또 여성영화인모임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이현주 감독은 본인의 실명을 밝히며 성폭행 논란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싶다"며 "당시 저로서는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A 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지만 제 주장은 전혀 받아주지 않았다"며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피해자 A 씨는 그의 주장에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나열했다. 또 1심 판결문 내용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연애담'을 통해 이현주 감독과 함께 작업한 조연출의 폭로가 이어졌다. 그는 "이현주 감독은 촬영 당시 연출부에 폭력적인 언어와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았다"며 "자신이 여성 성소수자임을 권리삼아 피해자를 매도하기 시작했고, 피해자의 이전 작업물들에 동성애적 성향이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으며, 피해자의 연인관계에 대한 의심을 논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이현주 감독의 성폭행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지난해 영화 '연애담'으로 충무로 여성 퀴어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제26회 부일영화상 신인 감독상,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2017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등을 수상한 이현주 감독. 촉망받는 감독으로 떠오른 그는 성폭행 논란으로 충격을 안겨주며 씁쓸하게 영화계를 떠나게 됐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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