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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꽃의 고백' 1월25일 개봉…제작의도·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작성 : 2018년 01월 26일(금) 18:26

'기생: 꽃의 고백' 포스터 / 사진=필름에이픽쳐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20세기 초 모던의 꽃으로 문화예술계를 주름잡으며 화려하게 피었다가 왜곡된 시선과 무관심으로 소리없이 사라져간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기생 : 꽃의 고백'이 1월 25일 개봉 후 명품 다큐멘터리로서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단아하면서도 기품 있고, 어딘가 결기와 한이 느껴지는 그녀들의 모습은 외면적 아름다움과 내면의 신비로움을 뿜어내며 우리가 몰랐던 대중문화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의 재발견을 예고한다.

기생들의 삶은 현재의 스타와 같았다. 당대 최고의 전통문화를 전승하고 최신의 문화를 가장 먼저 체화하는 예술가였다. 그러나 어느덧 ‘기생’이라는 전직은 낙인이 되어 그들이 평생 동안 감추고 살아가야 했던 서글픈 꼬리표가 돼버렸다. 찬연히 빛나던 그들에게 덮여진 오명을 벗길 수는 없을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 전통문화의 한 축, 그 역사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품은 진짜 기생 이야기를 세상에 내어놓기 위해 지난 2년간 노력해왔던 제작진들이 개봉을 앞두고 입을 열었다.

먼저 이 영화를 연출한 홍태선 감독은 "권번 출신의 ‘진짜 기생’을 찾아 헤매는 동안 제작 기간이 2년을 훌쩍 넘어버렸다. 섭외에 어려움을 겪던 중 군산에서 제보가 날아들었다. 그렇게 기적처럼 나타나신 분이 군산권번의 마지막 예기(藝妓) 장금도 명인이었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잠시, 선생을 만난 곳은 군산의 한 요양병원이었다. 치매까지 앓고 계신 선생의 모습에 걱정이 앞섰다. 제대로 춤이나 추실 수 있을까? 하지만 모든 걱정은 기우였다. 음악이 시작되자 수십 년 동안 그녀의 몸속에 스며있던 춤가락은 여지없이 그녀의 손끝을 타고 흘러나왔다. 그런 선생의 춤을 보며 느낀 기쁨과 놀라움의 감정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임혁 감독은 “기생에 대한 편견이 큰 만큼 이 작품에 대한 편견도 컸다. 점잖아야 할 국악방송에서 왜 이런 아이템을 다루냐는 질책을 많이 들었다. 그럴수록 오히려 이 작품을 반드시 제작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커져갔다. 그러나 우리 앞에는 편견만큼이나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시간이었다. 증언을 듣고자 했던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고 이제는 ‘진짜 기생’들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었다. 이 작품을 제작하는 내내 남은 분들마저 세상을 뜨기 전에 이 작품을 마쳐야 한다는 조급증에 시달린 적도 있을 정도였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역사의 순간들은 점점 사라지거나 옅어져 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아울러 “기생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조금이라도 바로 잡혔으면 좋겠다”는 열망을 다시 한번 전했다.

기획에 함께 참여한 유세문 PD는 “감독이 ‘기생’이라는 아이템을 처음 보여줬을 때 나 자신도 기생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굴곡진 역사를 겪으며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성장하는 동안 변형되고 왜곡된 이미지들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다. 우리의 기생 문화도 그러하다. 누군가가 나서서 퇴폐적인 이미지로 덧씌워진 대중예술인 기생의 오명을 벗겨주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대중예술의 원류를 우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꽃의 고백’이라는 부제에서 ‘꽃’에는 우리의 대중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의 이미지를 복원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겼다”며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하기도. 비록 후반작업에 참여했지만 특별 출연한 배우 김가애 역시 장금도 명인에 대한 깊은 공감을 표하며 "'기생 : 꽃의 고백'이라는 영화는 제목처럼 기생을 다룬 이야기다. 영화를 보고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화가 났다. 우리 것을 온전히 잘 지키지 못한...나를 포함한 우리에게 화가 나고 부끄러웠다. 나 또한 배우라는 예술에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장금도 선생님의 마음에 감정 이입이 좀 더 컸던 거 같다. 이 다음에 내 자손들이 나를 부끄러워한다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가슴이 아프고 억울해졌다. 다시는!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제작진을 비롯, 기생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녀들의 숨겨진 예술혼과 삶을 다시 알려야 한다는 간절한 열망들은 이렇게 영화로 완성된 것이다.

지금껏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대중문화예술인으로서의 기생을 바로 알리고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명품다큐멘터리 '기생 : 꽃의 고백'은 절찬 상영중이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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