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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뷰] '1급기밀', 비리에 맞선 故 홍기선 감독의 소신
작성 : 2018년 01월 24일(수) 19:05

'1급기밀' / 사진=리틀빅픽처스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 '1급 기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그의 신념은 여전히 굳건했다.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실화극.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와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해군장교의 방산비리 폭로 등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국영화 최초로 방산비리를 전면적으로 다뤘다.

야전에서 국방부 항공부품구매과에 입성한 박대익(김상경)은 어느날 자신에게 미국 군납업체인 에어스타와 군의 유착관계를 제기한 공군 전투기 조종사 강영우 대위의 추락사고를 조작하는 관계자들의 실체를 목격한다. 아내와 딸에게 자랑스러운 군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청렴한 군인 정신의 소유자인 그는 그들의 만행을 폭로하고자 탐사보도 전문기자 정숙과 손을 잡는다.

이 영화는 박대익 중심으로 흘러간다. 탄탄한 미래가 보장되는 길을 두고 내부 고발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기며 복합적인 그의 감정을 따라가게 한다. 하지만 감정에 치우치기 보다 비리 폭로 영화에 맞게 사건 위주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담백하게 그린 것이 특징. 배우들의 열연 또한 이 영화에 힘을 보탰다.

1급기밀 / 사진=리틀빅픽처스



특히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에 이어 또 다시 실화극에 도전해 진중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했다. 김옥빈은 당차고 거침 없는 모습으로 비리를 폭로하는 데 한 몫한다. 특히 그는 캐릭터 실제 모델인 MBC 최승호 사장을 만나 그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구하는 등의 노력으로 탐사보도 전문기자 김정숙을 열연했다. 이 밖에 전투기 추락 사건을 은폐하려는 군수본부 외자부장 천장군 역의 최무성, 천장군의 오른팔 남선호 역의 최귀화 등이 김상경 김옥빈과 대립하며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故 홍기선 감독의 '선택', '이태원 살인사건'에 이어 사회고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태원 살인사건' 이후 8년의 시간을 투자해 준비한 그는 '1급기밀' 촬영을 마친 뒤 2016년 12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이후 평소에 친분이 있던 이은 감독이 후반 작업을 맡아 올해 베일을 벗게 됐다.

"인간 사회는 더욱 더 악화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며, 영화는 바로 그러한 희망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영화를 안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아무거나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밝힌 故 홍기선 감독. 그의 뜻대로 이 영화는 정의없는 힘에 맞선 용기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깊이 있는 메시지로 사회 부조리를 꼬집으며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24일 개봉.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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