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혜미 기자] 2017년 드라마 '김과장'을 통해 얼굴을 알리더니 '최강 배달꾼' '투깝스'까지 한해동안 종횡무진 활약하며 '라이징 스타'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직은 그가, 그의 이름이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배우 김선호의 행보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2013년, 대학 졸업 후 군복무까지 마친 김선호는 서울예대 재학 시절 쌓은 무대 경험을 토대로 무작정 연극 오디션에 도전했다. "그냥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빨리 연기를 하고 싶었다. 연기 외에는 배운 것도 없었고 남들처럼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도 없었기에 부모님이 걱정을 엄청 많이 하셨다"는 말처럼 제대 후 사회에 놓여진 그에게 생긴 첫 번째 목표는 '연기'였다.
그렇게 연극을 시작하게 됐고, 차근차근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하게 됐다던 김선호. 연기밖에 몰랐기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2017년 어느날 드라마 오디션 기회가 찾아왔고,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똘똘 뭉친 그를 알아본 '김과장' 김성근 PD는 김선호에게 '선상태'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제안했다.
신인에게는 너무나 큰 기회였고 김선호는 이러한 믿음에 보답하듯 멋지게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김성근 PD 역시 그에게 "너를 캐스팅해서 다행이다"는 말을 해줬다고. 이후 김선호는 승승장구했다. '김과장'에 이어 '최강배달꾼' '투깝스'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안방극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특히 사기꾼이자 차동탁(조정석) 몸에 들어간 육체이탈자 공수창 역으로 활약한 드라마 '투깝스'는 김선호에게도 의미가 남달랐다. 평소 존경하던 학교 선배이자 배우인 조정석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로 인해 많은 호평을 낳았으니 말이다. 이에 그는 "이렇게 좋게 봐주실 줄은 사실 몰랐다.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망가질까봐 연기도 그렇고 심적으로도 그렇고 되도록 많은 걱정을 담지 않으려고 했다. 항상 작품이 즐겁고 배우로서 내 몫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평을 좋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MBC 총파업의 직격탄을 맞았던 전작의 영향으로 인해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을 알린 '투깝스'였지만, 조정석과 김선호의 '공조 케미'는 시청자들에게 큰 흥미를 선사했고, 이는 시청률이라는 수치로도 반영됐다. 회를 거듭할 수록 오르는 시청률에 현장 분위기 역시 좋아졌다고. 촬영 내내 조정석이라는 배우와 함께 할 수 있음에 기뻤고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던 그는 "'투깝스'를 하며 얻은 것 중 제일 큰 건 좋은 선배, 좋은 형들의 조언이었다. 이로 인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좋았던 기억 뿐이다"며 작업 내내 행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극 중 김선호가 연기한 공수창은 살인범 누명을 쓰고 의식불명 상태로 육체이탈자 신세가 된 사기꾼 캐릭터였다. 육체이탈자, 영혼이라는 설정에 김선호는 청재킷에 후드티, 한 의상으로 촬영에 임해야 했다. 더군다나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는 그에게 "딕션에 많이 신경을 쓰려 했는데 겨울이 점점 다가오니까 너무 춥더라. 야외 촬영을 할 때는 화면으로 봐도 제가 너무 추워보여서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공수창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했던 청재킷과 후드티에 대해 김선호는 "그렇게 될 줄 아무도 몰랐다. 감독님도 코디도 옷을 갈아입을 거라 생각하셨고 6회쯤 갈아입는 장면이 있었다"며 "찍다 보니 시청자들이 이해하지 못할 지점은 우리가 하면 안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옷을 갈아 입으면 극 설정상 맞지 않아 동의는 했지만 춥기도 했고 사실 갈등도 했다. 하지만, '작품을 위해서'라는 생각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렇듯 유난히 바쁜 지난해를 보낸 김선호. '김과장'때만 해도 낯선 현장, 카메라에 적응하기에 바빴다던 그가 어느새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으로 거듭났고, 이제는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지금껏 공연했던, 공부했던 인물들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김선호는 자신이 쓰임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타이밍에 황금 기회를 잡을 행운이 따랐다는 것이 그저 감사하다고 했다. 연기력뿐만 아니라 겸손함까지 갖춘 그가 1년 사이 보여준 빠른 성장세는 앞으로의 그를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박혜미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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