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부산행'을 통해 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염력'을 통해 초능력으로 돌아왔다.

23일 서울 용산구 CGV에서 열린 영화 '염력' 언론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 배우 김민재, 박정민, 심은경, 류승룡,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1월31일 개봉하는 '염력'은 평범한 은행 경비원 석현(류승룡)에게 어느날 염력이 생기고 석현이 민사장(김민재)와 홍상무(정유미)에 의해 위기에 처한 청년시장 루미(심은경)를 도우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염력'을 보고 용산 참사가 떠오른다는 말에 그는 "용산참사에 관한 영화는 곧 개봉하는 '공동정범'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꼭 용산참사를 이야기 하려던 것은 아니다. 초현실적인 이슈를 다룰 때 현실적인 사건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고, 근대화 과정에서 계속 있었던 도시화를 다루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보편적인 시스템 문제와 인간적인 히어로의 대결을 그리고 싶었다. 대중 영화로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사회 문제를 다루지만 영화는 코미디적 요소가 섞여있다. 연상호 감독은 "개인적으로 저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굉장히 웃기는 사람이다. 촬영장에 있을때 배우들과 유머코드가 너무 잘 맞아서 많이 즐겁게 작업했다. 한편으로는 그 유머코드가 우리끼리만 통하고 관객에게는 전달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오늘 시사회 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류승룡은 연상호 감독 평소 모습에 대한 질문에 "감독님은 평소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으시고 재미도 있으시다. 웃다가 사인을 못 한 적도 있다. 항상 몹쓸 연기 지도를 해주시는데 의외성이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심은경은 "감독님의 열정적인 팬이다. 현장에서 하시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빵 터지곤 했다. 모든 배우의 연기 지도를 해주시는데 그게 영감이 될 때가 많았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독님과 영화 이야기도 많이 했다. 박학다식한 감독님이구나 하고 많이 느끼게 됐다"며 애정을 표했다.



박정민은 "감독님은 의외로 웃기시는 분이 아니라 그냥 웃기시는 분이다. '염력' 촬영 현장이 너무 가고 싶은 곳이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 당시 촬영 과정이 떠올라서 많이 웃었다"고 털어놨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으로 지난해 '부산행'을 통해 실사 영화계에 데뷔하자 마자 천만 감독이 됐다. 영화 곳곳에 자연히 애니메이션적 느낌이 살아있다. 그는 "컷이나 콘티를 짤때는 '부산행' 때 함께 했던 작가 및 연출부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풀CG인 컷이 많아서 CG팀과 프리비주얼 작업을 할때 애니메이션 작업처럼 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염력'에서는 '부산행'에 출연한 정유미의 첫 악역 변신을 감상할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은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항상 악당이 등장한다. 뭔가 새로운 이미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유미 씨와 '부산행'을 하면서 다음 영화 얘기를 많이 했다. 악역이 있다고 하니 너무 하고 싶다더라. 실제로 작업을 해보니까 원래 정유미 배우가 갖고 있는 성격이 많이 포함돼 있는 인물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격이 나쁘다기 보다는 해맑은 악당이 된 것 같다. 홍 상무를 어떤 캐릭터로 그려야 겠다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정유미 씨가 하는 걸 보니까 해맑고 공감 능력이 없는 악당이란 생각이 들더라. 이미지가 새로운 악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테이크를 촬영한 뒤 일사천리로 작업한 것 같다. 홍상무 캐릭터를 정유미 배우가 해주면서 영화가 크게 활력이 생긴 것 같다"고 극찬했다.




마지막으로 민사장을 연기한 김민재는 '염력'에 대해 "요즘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영화는 무엇인지 생각이 최근 많았는데 이 영화는 현실적인 내용과 메시지를 담아 내게 영화의 의미를 알려준 것 같다"며 애정을 전했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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