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수많은 여성들이 상상 속에서 그려온 훈훈한 학교 선배, 회사 선배가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훤칠한 키에 부드러운 마스크로 여심을 사로잡은 배우 변우석. tvN ‘모두의 연애’에 출연 중인 그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국민 짝남’ ‘국민 썸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변우석과 몇 마디를 나눠 보니 그가 왜 ‘모두의 연애’에 캐스팅됐는지 알 것 같았다. 부드러운 말투로 조곤조곤 답변을 이어갔지만 그 안에서는 뜨거운 연기 열정이 느껴졌고, 누구보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기 때문. 극 중 캐릭터 이름도 그의 실제 이름과 같은 변우석인 만큼, 변우석이 아닌 변우석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모두의 연애’는 20대의 현실 로맨스를 그린 로코와 드라마 속 리얼 연애상담이 만난 신개념 로맨스 토크 드라마로 변우석은 ‘모두의 연애’를 연출한 심우경 PD에게 먼저 제안을 받고 출연을 결정했다. 드라마와 예능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작품인 만큼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그는 대본을 본 순간 단번에 출연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밌게 술술 넘어가더라고요. 그리고 ‘모두 바’에 들어가는 신에는 신동엽, 성시경 선배님이 나오시잖아요? 제가 팬이에요. JTBC ‘마녀사냥’ 때도 좋아했고, 노래방에 가면 부르는 18번 곡이 성시경 선배님의 ‘내게 오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함께 촬영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았어요. 사실 ‘로맨스 토크 드라마’라는 콘셉트가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미팅하며 많이 물어봤죠. 계속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촬영하면서도 걱정보다는 기대를 많이 했어요.”
첫 방송 후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금요일 밤이라는 예능 황금 시간대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모두의 연애’는 다음 날 온종일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할 정도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 역시 1.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나쁘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연말 시상식 등과 겹치면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5회에서 다시 1% 시청률을 회복하며 순항하고 있다.
“드라마와 예능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뻤어요. 이후에는 그런 관심이 조금 사그라들긴 했지만 그래도 ‘모두의 연애’를 꾸준히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았어요. 그리고 5회에서는 시청률이 다시 올랐잖아요? 저도 기분 좋았지만 아마 심우경 PD님이 제일 좋아하셨을 거예요.(웃음)”
호평받고 있는 작품에 출연 중인 만큼 곳곳에서 그를 알아보는 이들도 많이 늘어났을 것 같았다. 지인들도 그에게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지는 않아요.(웃음) 제가 평소에 편한 옷을 좋아하고 모자 쓰는 거 좋아하거든요. 길 지나다니면 ‘키 크다’는 소리만 들어요. 지인들은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지만 안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죠. 제 연기에 대한 부족한 부분들도 말해주고요. 사실 제가 보기에도 아쉬운 장면들이 많아요. 현장에서 열심히 했지만 촬영 후에 보니 다르더라고요. 변우석이라는 캐릭터를 좀 더 잘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큰 듯했지만 가족들은 온전히 그의 편이 돼 그를 묵묵히 응원하고 있었다. 변우석은 그런 가족들의 응원히 가장 큰 힘이 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부모님은 아들이 방송에 나오니까 좋아해주시죠.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세요. 항상 ‘안 힘들어?’라고 물어봐주시는데 저는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어도 스트레스라고 생각 안 하거든요. 재밌게 하고 있어요. 누나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에요. 누나 친구들은 제가 누나 동생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거예요. 누나는 조심스럽고 섬세하고 저를 많이 생각해주죠.”
극 중 변우석은 풋풋했던 스무 살 신입생 시절, 첫눈에 이시아(이시아)에게 반했다. 이후 군 생활을 마친 후 그와 사귀게 됐고, 취업 후 해외 파견을 떠나버린 그에게 상처도 받게 됐다. 그러다 회사에서 학교 후배였던 박유나(박유나)를 만나게 됐고 그의 적극적인 대시를 받았다. 하지만 2년 만에 돌아온 전 여자친구 이시아에게 마음이 흔들린 변우석은 두 여자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 결국 전 여자친구를 선택했다. 하지만 6회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서 그가 다시 이시아와 갈등을 겪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최종 선택은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
“극 중 우석이는 시아를 너무 좋아하는 상태에서 갑자기 헤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상황이었어요. 모든 걸 다 해주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 거죠. 그래서 흔들렸던 거고요. 제가 만약 실제로 그렇게 헤어졌다면 시아한테 연락 오기 전에 유나랑 먼저 만났을 것 같긴 해요. 그런데 극 중에서는 유나랑 만나기 전에 시아한테 연락이 오잖아요. 아직 유나를 만나기 전이라면 시아를 만날 것 같아요.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상태니까요.”
변우석의 선택도 이해가 되지만 그를 향해 한결같은 사랑을 보여준 박유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건 사실이다. 이에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갈팡질팡하는 우석의 진심을 모르겠다며 원망을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시청자 반응을 언급하자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변우석은 극 중 인물의 어떤 마음인지 직접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석이는 첫 만남부터 시아에 대한 관심이 있었든요. 신입생 환영회 때 시아를 보고 너무 예쁘다는 느낌을 받았고 군대 갔다 오고 나서 시아를 다시 봤는데도 너무 예쁘고 시아밖에 안 보였던 거예요. 그러니 그때 유나가 먼저 고백했어도 시아를 선택했을 거예요. 그러다 우석이는 시아랑 사귄 후 헤어졌고, 좋아하는 사람이 갑자기 떠난 상처로 사랑에 대한 믿음을 많이 잃게 돼요. 그러던 찰나에 유나가 고백해서 마음이 열리려고 했는데 시아한테 연락이 온 거예요. 그래서 갈등이 생겨버린 거죠.”
변우석의 답변 들으니 극 중 우석이 어떤 마음일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했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캐릭터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생각했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이쯤 되니 변우석이 곧 극 중 변우석처럼 느껴졌고 그와 캐릭터가 실제로 얼마나 닮아있는지 궁금해졌다. 실제 그의 대학 생활은 어땠을까.
“제가 연기 쪽으로 대학을 갔다가 1학년 1학기만 다니고 본격적으로 모델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 군대에 가서 학교생활을 거의 못 했어요. 활동을 더 하고 싶긴 하지만 학교생활을 많이 못 해봐서 학교생활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긴 있어요. 극 중 학교 신들이 더 많았으면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 같긴 한데 그러기엔 신들이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대학 시절은 극 중과 조금 달랐지만 공통점도 있었다. 바로 군필이라는 것이다. “극 중에서 입은 군복은 실제 제 군복이에요. 제가 원래 군복을 하나도 안 줄였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전역할 때쯤 군복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 많이 줄이시는데 저는 군복 본연의 느낌을 좋아해서 안 줄였어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며 살짝 손을 보게 됐죠. 방송에서 그렇게는 못 입겠더라고요. (웃음) 그리고 사실 촬영하기 얼마 전에 실제로 예비군을 갔다 왔어요. 그래서 촬영할 때 예비군 간 느낌도 들더라고요.”
변우석의 군 생활 시절 이야기를 들으니 빠르게 국방의 의무를 마친 이유가 궁금해졌다. 보통 남자 연예인들이 서른 무렵 군대에 가는 것에 비하면 28살에 군필이라는 점은 상당히 독특했다. “갑자기 가고 싶어져서 갔어요. 물론 주변 형들이 빨리 가라고 하기도 했지만 어느 날 놀다가 갑자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바로 PC방에 가서 신청하고 갔다 왔어요. 빨리 입대한 걸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왜 이렇게 늦게 왔지’라는 생각을 했죠. ‘남자는 군대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신체검사 때도 1급 받으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제가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말라서 좀 더 살이 빠지면 공익이었거든요. 그래서 1급 받으려고 살도 찌웠죠. 몸무게 때문에 3급을 받기는 했지만 현역으로 갈 수 있었어요. 군대를 갔다 오면 저 자신이 훨씬 좋은 모습으로 변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21개월 동안 갇혀 있는 시간이 스트레스긴 했지만 남들보다 심하지는 않았어요.”
입대 후 몸을 만드는 것에 열중했다는 변우석은 마른 몸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운동과 식이를 병행하며 체중을 증량했다. 이렇게 변우석은 군대에 있는 동안 사회에 나갈 날만 기다리며 이를 갈았고, 전역 날부터 모델 오디션에 참가하며 모델로서 그려놓았던 목표를 하나씩 이뤄갔다. 하지만 변우석은 모델을 하기 전부터 배우라는 꿈을 갖고 있었단다. 이에 변우석은 모델 활동 중 연기에 도전하게 됐고, 2017년에는 배우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로 이적 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변우석은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에 대해 “제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표현해낸다는 것도 매력적이고, 시청자에게 그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인 것 같다”며 “제가 연기하는 걸 보고 시청자분들이 진심으로 같은 감정을 느껴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고 있는 그는 앞으로 모델 일보다는 배우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모델,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 예능 등 다방면에서 소질을 보여주고 있는 그이기에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 계획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제가 노래하는 것도 좋아해서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OST를 불러보고 싶어요. 제가 웹예능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노래 실력을 한두 번 보여드린 적은 있었거든요. 음원을 낸다거나 그런 것보다는 OST에 참여해보고 싶습니다.(웃음) 그리고 또 리얼 예능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SBS ‘런닝맨’ ‘정글의 법칙’이나 KBS2 ‘1박 2일’ 같이 몸을 쓰는 프로그램을 하면 재밌을 것 같고 너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이처럼 다방면에서의 활약을 예고한 변우석은 ‘모두의 연애’ 종영 후 일단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제 신조가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하자’거든요. 평소에 놀 때는 중,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여행을 많이 가요. 서로 시간 맞추기 힘들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국내 1박 2일 여행이라고 가죠. 가면 족구하고 축구하고 고기 구워 먹고 그래요. 그렇게 노는 게 너무 좋아요. 사실 이번에 낚시하러 가기로 했었는데 ‘모두의 연애’ 촬영 때문에 못 갔거든요. 겨울이 됐으니 친구들과 보드를 타러 가볼까 해요.”
휴식을 보낼 생각에 벌써 들떠 보이는 변우석이었지만 그는 잠깐의 휴식 후 연기 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다. “사실 회사 쪽에서는 차기작을 보고 계신 것 같은데 저는 제 연기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천천히 가고 싶어요. 차기작에서는 더 준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모두의 연애’ 하면서 너무 재밌고 즐거웠지만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거든요. 꼭 고쳐야겠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거예요. 차기작에서는 어느 정도 좋은 모습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변우석은 친근하고 인간미 있는 배우가 최종 목표란다. 그는 배우로서의 포부를 전하며 끝으로 ‘모두의 연애’의 남은 2회에 시청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옆집이나 윗집에 살 것 같은, 친근하고 사람다운 배우가 돼서 더 시청자와 가까워지고 싶어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진짜 제 모습, 평소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요. 그렇게 되기 위해 올해도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2018년이 됐는데 시청자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제가 더 나아지는 모습 꼭 보여드릴 테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모두의 연애’ 남은 2회에는 파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으니까 마지막까지 기대하고 봐주세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