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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김영규 "라리가 데뷔,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아"①
작성 : 2018년 01월 09일(화) 10:27

김영규 / 사진=메리다AD 구단 제공


[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과거 18세의 나이로 스페인 라리가 무대를 누비며 '한국인 최연소 라리가 데뷔' 타이틀을 꿰찬 선수가 있다. 바로 스페인 세군다 B(3부리그) 메리다AD 소속의 김영규(23)다.

김영규는 UD알메리아 소속이던 지난 2013-14시즌, 라리가 1라운드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김영규는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9분 교체로 투입 돼 그라운드를 밟으며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셀타 비고)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스페인 무대에 이름을 새긴 선수가 됐다.

알메리아에서의 데뷔로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던 김영규는 이후 좀처럼 출전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그러나 그와 함께 스페인에서 활약했던 김우홍의 FC서울 입단이 확정되며 자연히 김영규의 거취에 대한 축구팬들의 궁금증도 커졌다. '스포츠투데이'는 김영규의 소속팀인 메리다AD와 접촉해 그의 근황을 확인하고, 선수 본인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국내 팬들이 많습니다.
안녕하세요, 스페인 메리다AD라는 팀에서 뛰고 있는 김영규입니다. 현재 리그 전반기가 끝나고 휴식을 취하면서 곧 다가올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현재 소속 된 메리다는 국내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팀인데요, 팀 그리고 연고 도시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려요.
메리다라는 팀은 현재 세군다 B(3부리그) 4그룹에 소속된 팀입니다. 도시 규모는 작은 편이고, 옛 유적이 잘 보존돼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 축구팬들이 라리가에는 관심이 많지만, 세군다 디비시온(2부리그)이나 세군다 B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간단하게 시스템을 설명해주세요.
세군다 B는 총 20팀이 4개 그룹으로 나뉘어 리그를 진행합니다. 리그가 끝난 후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총 4개의 팀이 세군다 디비시온으로 승격하는 시스템이에요. 세군다 디비시온은 총 22개의 팀이 한 그룹에서 순위 경쟁을 펼칩니다.

▲ 이제 본인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이승우, 백승호 등과 비슷한 시기에 스페인 무대에 도전하게 됐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진출하게 됐나요?
저는 (김)우홍이와 함께 풍기중학교에 재학하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중반쯤 저희 둘 다 사정이 생겨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는데, 이때 우홍이는 부모님과 고민한 끝에 스페인으로 유학 가는 것을 택했어요. 저희 부모님과 삼촌도 저를 스페인으로 보낼 생각을 하셨지만 한국에 남는 쪽으로 결정됐고 원삼중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습니다. 제가 스페인에 진출하게 된 것은 우홍이의 영향이 컸어요. 당시 우홍이가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삼촌께서 "중학교 졸업하고 너도 스페인에 가서 한 번 해봐라"고 말씀하시면서 스페인으로 오게 됐습니다.

▲ 한국인, 즉 이방인으로서 스페인이라는 낯선 곳에 도전하는 과정동안 고충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제일 먼저 언어적인 문제가 가장 힘들었죠. 처음 스페인에 도착했을 때 정말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당시 스페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제가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점이 가장 답답했습니다. 축구를 대하는 자세나 의식도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스페인은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은 탓에 한 포지션을 두고 경쟁이 정말 심합니다. 또 어릴 때부터 프로 의식이 상당히 강해서 제 포지션을 지켜내는데도 굉장히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UD알메리아 소속 당시 김영규 / 사진=UD알메리아 홈페이지



▲ 파블리 피아티(에스파뇰) 등이 뛴 것으로 잘 알려진 UD알메리아에서 라리가 무대까지 밟게 됐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1군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입단 초기에는 위기가 많았습니다. 16살 때 우홍이와 함께 알메리아에 입단해 유스팀에서 몇 경기를 치렀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만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 규정에 의거한 출전 금지 징계에 걸리면서 2년 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어요. 하지만 18세가 됐을 때 당시 B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신 덕에 곧장 B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감독님께는 너무 감사해요. 감독님은 저에게 2년이라는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매 경기 선발 출전 기회를 주시며 믿어주셨고, 덕분에 자신감을 얻은 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이 이듬해인 2013-2014시즌 1군 팀 감독으로 승진하시면서 프리시즌에 저를 1군 팀으로 호출하셨습니다. 말 그대로 콜업이 된거죠. 감독님은 프리시즌 동안에도 저에게 항상 출전 기회를 주셨고, 결국 시즌 첫 경기였던 비야레알 전을 통해 꿈에 그리던 라리가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습니다.

▲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라리가 데뷔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말 꿈에 그리던 무대였거든요. 아쉬웠던 점은 데뷔 당시 마음가짐을 꼽을 수 있겠네요. 어린 나이에 라리가에서 뛰다 보니 저도 모르게 자만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 운 좋게 데뷔해 얼떨결에 과분한 타이틀을 얻게 됐는데, 실력은 한 참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 악물고 노력해서 열심히 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2편에 계속.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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