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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뷰] '1987', 뜨거운 함성이 안겨준 2017년…우리는 위대했다
작성 : 2017년 12월 26일(화) 14:16

'1987' 스틸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호헌철폐, 독재타도"

1987년 전국을 가득 채웠던 구호소리. 한마음 한뜻으로 구호를 외치던 그들은 30년이 지난 후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다시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영화 '1987'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이자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시금 떠오르게 만들었다.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의 대학생 박종철이 고문으로 사망한다. 증거인멸을 위해 박처장(김윤석)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최검사(하정우)는 화장동의서에 날인을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조급해진 경찰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말로 단순 쇼크사로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했던가. 현장에 남은 흔적들은 사망 원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박종철 부검을 진행했던 의사의 양심선언과 사건을 끈질기게 취재하던 윤기자(이희준)의 보도는 사건의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이 밖에도 막후에서 진실이 알려지는데 기여한 교도관(유해진)과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하는 이들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평범한 대학생(김태리) 등이 용기를 냈던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하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 노력한다.

'1987'은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 민주항쟁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실화에 생동감을 덧붙여 1987년을 살아온 이들이 겪었을 감정의 파도를 손에 잡힐 듯 따라간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가슴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또 용기가 지닌 가치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1987' 스틸 / 사진=CJ엔터테인먼트



특히 30년 전 군사 정권에 종지부를 찍고 대통령 직선제의 계기가 된 6·10 민주항쟁과 지난해 촛불 혁명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 오버랩되며, 불의에 항거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준다. 또 과거나 현재나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위대한 힘이 무엇인지 실감나게 한다.

또한 이 영화는 많은 배우들이 기꺼이 한마음을 모아 관객들을 1987년의 시간으로 데려가는데 한몫했다. 강동원 여진구 설경구 오달수 고창석 우현 김의성 조우진 등은 적은 분량에도 불구 각자의 역할을 해내며 빈틈없이 이야기를 채워준다.

겨울 대전의 마지막 주자 '1987'. 현재 '강철비'와 '신과함께-죄와 벌'과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흥행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1987'이 던지는 메시지다. 이 작품은 말한다. 우리가 모두 주인공이었다고. 27일 개봉. 러닝타임 129분.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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