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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스투방송결산]KBS 예능국에 불어닥친 한파
작성 : 2017년 12월 05일(화) 11:23

하숙집 딸들-노래싸움 승부-냄비받침 포스터 및 스틸 / 사진=KB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2017년 KBS 예능국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닥쳐 꽁꽁 얼어붙은 모양새다.

상반기 야심 차게 준비한 신작들은 저조한 성적으로 폐지되기 일수였고,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던 장수 프로그램들마저 위기설에 봉착했다.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일념하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지만, 맛도 보기 전에 하반기 시작된 파업 여파로 결방 사태를 빚기도 했다. 2017년 총체적 난국에 빠져 허우적거린 KBS 예능국의 속사정을 들여다보자.


◆ 야심작의 참패…'하숙집 딸들'·'노래싸움 승부'·'냄비받침'·'용띠클럽'

'재미없는 예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저조한 성적만을 남긴 채 쓸쓸히 종영된 프로그램들이 있는가 하면, 재밌을 수도 있지만 웃음을 선사할 기회조차 잃어버린 프로그램도 있다.

상반기 '여배우 예능'이라는 그럴싸한 타이틀을 내걸고 방송된 '하숙집 딸들', 결과는 참담했다. 첫 방송 시청률 5.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 2%대로 하락, 한 달 만에 포맷 개편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윤소이 장신영 박수홍은 재빠르게 하차했고, 프로그램 자체에 힘이 빠진 모양새였다. 이후 4월 18일 1.7%까지 시청률이 하락,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하숙집 딸들'은 12회로 폐지됐다.

지난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10%의 괄목할만한 호성적을 기록한 '노래싸움-승부' 역시 정규편성이 된 후부터는 맥을 못 췄다. 연예인들이 뮤지션 감독의 지휘 아래 1대1 서바이벌 대결을 벌인다는 신선한 포맷으로 뮤지컬 배우, 베테랑 가수 등이 대거 출연,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몄지만 말이다. 결국 4~5%대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5월 19일 종영됐다.

스타가 직접 선정한 주제를 책 속에 담는 리얼 버라이어티 '냄비받침'은 '독립 출판'이라는 참신한 시도로 초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책을 소재로 다루는 예능 숱하게 봐왔지만 '독립 출판'을 차용한 것은 '냄비받침'이 처음이었다.

이목은 잡았지만 웃음은 놓쳤다. 당초 트와이스, 김희철, 이용대 등을 섭외해 다양한 관심사와 출판 소재를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긴 '냄비받침'은 점차 유명 정치인들과의 대담 비중이 더욱 커져 고유의 색을 잃어버렸다. 이후에도 흥미롭지 못한 전개만 쌓여가다 마지막 회에서 자체최저시청률 1.5%를 기록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용띠클럽-철부지브로망스 / 사진=KBS 제공



파업의 여파로 준비된 보따리를 풀어놓기도 전에 휘청한 아쉬운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용띠클럽-철부지 브로망스'다. 당초 6부작으로 기획된 '용띠클럽'은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10일 첫 방송됐다. 그러나 파업으로 인해 방송 파행이 확산, 10월 24일 3회가 방송 이후 5주간 연속 결방을 이어가게 됐다. 자리잡기 전 자취를 감춘 탓일까. 첫 방송부터 5%가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용띠클럽'은 11월 28일 컴백해 4회를 방송했지만 3회가 기록한 3.3%보다 1.2%p하락한 2.1%를 기록했다.

해피선데이 / 사진=KBS 제공



◆ 휘청이는 장수 프로그램

KBS의 총파업 여파는 '1박 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KBS의 간판을 맡고 있던 대표 예능프로그램들까지 뒤흔들어놨다.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결방 사태를 빚은 것.

KBS 노조원들은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 자율성 침해에 대해 반발하며 현 경영진 퇴진을 목표로 지난 9월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KBS노동조합(KBS 1노조)는 11월 10일을 기점으로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으나, 기자와 PD 직군 대부분이 소속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는 파업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KBS는 긴급한 상황에 결방 사태만은 막고자 부장급 간부들과 외주 제작사 위주의 인력을 배치, 서둘러 편집에 힘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개그콘서트 / 사진=KBS 제공



무조건 파업 탓만 할순 없다. 공개코미디의 원조격인 '개그콘서트'는 진부하고 올드한 옛 방식을 고수하다가 KBS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전성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김대희 신봉선 장동민 김준호 등 선배 개그맨들이 복귀했고, 히트 코너들을 각색해 후배들과 협업을 이뤘지만 여전히 반응은 미지근하다.

김생민의 영수증 / 사진=KBS 제공



◆ 유일한 선방 '김생민의 영수증'

2017년 KBS2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히트한, 유일하게 선방한 프로그램은 '김생민의 영수증'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과소비 근절을 통한 저축과 적금으로 국민 대통합을 꿈꾸는 돌직구 재무 상담쇼다.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유명한 방송인 김생민이 의뢰인의 영수증을 분석해 바른 소비 습관으로 이끄는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팟캐스트 '송은이&김숙 비밀보장' 속 짤막한 코너로 시작한 해당 콘텐츠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파일럿 편성됐다. 독특한 포맷은 물론 김생민이 외치는 "그뤠잇" "스튜핏" 등이 유행어가 되며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김생민은 데뷔 25년 만에 제1의 전성기를 맞았다.

파일럿 방송이 마무리되자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정규 시즌제 70분 10부작 편성됐다. 절약을 소재로 한 신선한 콘셉트와 돌직구 조언이 인기를 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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