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최병모 “‘비밀의 숲'은 소장용, ‘부암동’은 찜질방 드라마"(인터뷰)
작성 : 2017년 12월 03일(일) 16:04

최병모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악역이지만 밉지만은 않은 지질한 남편 역으로 시선을 강탈한 배우가 있다.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배우 최병모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스포츠투데이에서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에 이병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최병모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그가 등장해 밝은 미소로 종영 소감을 전했다.

“한바탕 잘 논 기분이에요. 멍석을 깔아주신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 너무 잘 놀아서 오버하지 않게 균형을 잘 잡아주셔서도 감사드리고요. 정신 없는 연기를 하고 있는데 잘 잡아주신 카메라와 조명 스태프분들도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그리고 파리처럼 왱왱거리는 이병수를 매몰 차게 쳐다봐 주고 컷 소리와 함께 웃어준 이요원 씨께 고마워요. 또 못난 아빠를 더 성숙한 미소로 따듯하게 품어준 아들 고맙다, 수겸(이준영)아.”

최병모의 첫 마디만 들어도 촬영장 분위기가 얼마나 화기애애했는지 느껴졌다. 현장이 어땠는지 묻자 최병모는 웃음을 지으며 배우, 스태프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유쾌한 드라마는 현장 분위기도 유쾌할 수밖에 없어요. 감독님도 재밌으신 분이고요. 몹쓸 재연을 많이 하시거든요.(웃음) 디렉팅도 재밌게 해주시고요. 또 배우분들은 다들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뭉치신 거라 거기에서 오는 케미가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막내급이었어요. 애교도 많이 부리고 까불까불해도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실 수겸이랑 동급이었어요. 아니 오히려 수겸이가 저보다 어른스러웠죠.”

최병모에는 권석장 감독의 제안으로 ‘부암동 복수자들’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출연을 결정하고 원작 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을 결제까지 하며 봤다고 전했다.

“바로 돈 주고 웹툰을 봤어요. 원작을 보신 분들 중 드라마를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가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그래서 12부까지 유쾌하게 흘러갈 수 있었고요. 그리고 캐스팅도 저는 깜짝 놀랐어요.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거든요. 저도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웃음)”

‘부암동 복수자들’은 복수클럽 멤버들뿐만 아니라 복수 대상자였던 최병모, 정석용(백영표 역), 김형일(홍상만 역)의 케미도 돋보였다. 최병모는 촬영장에 이들과 드라마 전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작전 회의도 했다고 밝혔다.

“지질한 멤버들 모여서 ‘우리는 참 이게 뭐지’라는 얘기를 나누고는 했어요. ‘우리도 뭐가 있지 않을까’ ‘선생님은 와이프가 등장하지 않을까요?’ 이런 얘기를 우리끼리 상상하고 그랬죠. ‘와이프가 등장해서 크게 한번 당해야 하는데’ ‘우리도 복수해야 하지 않을까?’ 작전 회의도 많이 했고요. 연기 합은 워낙 다들 오래 하신 분들이라 굳이 어떻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맞춰졌어요. 드라마가 끝났지만 정석용 선배님은 집이 가까워서 자주 만날 생각이에요.”

최병모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최병모가 연기한 이병수는 악역이었지만 결코 밉지만은 않았다. 그게 복수클럽 멤버들에게 당하는 모습은 지질하고 코믹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최병보에게 캐릭터를 준비하며 연기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너무 무겁게만 가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온 가족이 모여 시청하는 홈드라마 같았고, 웹툰의 성격을 부각하려면 재밌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정극보다 인물을 캐릭터화하는 게 시청자분들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겠다 싶었죠. 너무 진지하게 하지 않고 약간 오버를 해야겠다 싶었어요. 원작을 좋아하는 분들은 ‘원작 저렇지 않은데’라고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드라마로 옮겼을 때는 그런 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너무 오버하지 않게 감독님이 균형을 잘 잡아주시기도 했고요. 진지하게 가야 할 때와 가볍게 가야 할 때의 경계를 교묘하게 표현하려고 했죠.”

이렇게 이병수라는 인물을 완성해낸 최병모에게 이병수의 매력 포인트. 그리고 실제 모습과 닮은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저는 병수가 아주 약은 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름 머리를 되게 굴리는데 어리숙하죠. 사기도 잘 당할 것 같고요. 자기 딴에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백치미가 있죠. 나쁜 놈이긴 하지만 그런 게 매력인 것 같아요. 저랑 닮은 부분이요? 애교 부릴 때는 부린다는 거요.(웃음) 저 같은 경우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분 좋을 때는 그러는 편이에요. 말도 많이 하고 애교도 부렸다가 장난도 치죠.”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최병모. 그를 아는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묻자 최병모는 어머니께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재밌게 잘 보고 있다고, 너무 재밌다고 하죠. 가족들이 ‘너 진짜 밉상이더라’ 그렇게 얘기는 못 하잖아요. 재밌다고 해주는데 그게 좋았을까요? 아는 사람이 많이 나오니까 그건 좋았을 거예요. 어머니한테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다음에는 멋있는 역할도 할게요’라고 했죠. 어머니가 연락을 많이 받으셨나 봐요. ‘부암동’을 아줌마들이 많이 보시는데 재밌게 잘 보고 있다고요. 다른 드라마 때는 연락을 많이 못 받았는데 이번에는 아줌마들이 많이 보시는구나 체감했어요.”

극 중 나쁜 남편으로 출연했지만 올해 결혼식을 올린 그의 실제 모습은 분명 다를 것으로 보였다. 최병모는 부끄럽다면서도 본인은 ‘자상한 남편’이라고 답했다.

“제 입으로 말하긴 간지럽지만 전 아주 자상하고 집안일 잘하는 남편이에요. 우리 와이프가 오늘 나가면서 그러더라고요. ‘오빠 이제 촬영 끝났으니까 살림에 신경 좀 써줘’라고요.(웃음) 제가 평소에 다 하거든요. 제가 없으니까 집안이 안 돌아가요. 요즘은 집안일을 좀 하고 있어요. 저는 참 괜찮은 남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그럴 수 있었던 건 저의 부족한 부분을 아내가 잘 채워주고 이해해주니까 가능했던 거예요. 제 부족한 부분도 화내지 않고 잘 봐주고 이해해주니까 저도 더 잘하고 싶어졌죠. 서로 그게 되는 것 같아요.”

최병모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올해 최병모는 ‘비밀의 숲’에 출연한 데 이어 ‘부암동 복수자들’에서까지 활약을 펼치며 매 작품 다른 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최병모는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더서울어워즈’에서 ‘비밀의 숲’이 대상을 받았잖아요. 자상파랑 합쳐서 한 거였는데 대상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사전제작이었고 그 뒤에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지금도 많은 분들이 DVD로 보시고 그러는데 되게 기분 좋아요. ‘비밀의 숲’은 집중해서 연구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조금 무거운 드라마, 소장용 드라마라면, ‘부암동 복수자들’은 가볍게 찜질방에 모여 볼 수 있는 드라마예요. 이런 두 작품에 출연해서 영광이에요.”

2017년을 웰메이드 드라마로 꽉 채운 최병모. 먼훗날 돌아봤을 때 그에게 올해는 어떤 해로 기억될까.

“올해는 결혼한 해. 결혼을 해서 안정적으로 연기 생활할 수 있게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작년은 시작을 하는 해였고요.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고 결혼도 했고 그러니까 안정적으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외롭다는 생각 안 하고, 방황하지 않고요.”

올해도 활약한 최병모 모습을 떠올리니 벌써 그의 차기작이 기다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병모는 새 작품을 만나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아직 계획은 없어요. 잠깐 쉬고 싶어요. 쉬면 또 근질근질해지겠죠.(웃음) 너무 쫓기듯이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재밌게 하고 싶어요. 아, 기사를 봤는데 라미란 씨는 또 하더라고요? 너무 대단해요. 사람이 잠을 못 자고 피곤하고 그러면 말수도 없어지고 예민해지잖아요. 그런데 라미란 씨는 그렇지 않고 항상 에너지가 좋아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닮고 싶어요. 이런 유쾌한 기운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싶고, 저도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올해가 가기 전에 저도 작품을 만나고 싶은 소망은 있어요. 12월쯤에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시작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작품 속에서 활약할지 기대되는 가운데 끝으로 그에게 어떤 수식어가 붙는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어떤 수식어가 붙는다기보다 ‘배우로서 괜찮네’ 그런 얘기만 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욕심은 없어요. 다만 죽을 때까지 연기를 즐겁게 하고 싶은 바람은 있어요. 무언가에 쫓기거나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정말 행복하게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면 보는 분들도 즐거우실 거예요. 그 이후 연기에 대한 평가는 보시는 분들이 하는 거고요. 일단 제가 즐겁게 하면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부족함은 아쉽겠지만 열심히 오늘 하루를 산 것에 대한 후회는 없을 거예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