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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이별에 대해 [무비뷰]
작성 : 2017년 11월 08일(수) 13:58

'채비' 스틸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우리는 하루하루 이별하며 산다. 단지 그것을 모르고 지낼 뿐.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이별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는 '채비'의 이야기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김성균)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고두심) 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규를 둔 애순은 매일 아침밥 달라는 아들의 성화에 눈을 뜬다. 새벽부터 아들에게 밥을 차려준 뒤 일터로 나가는 그는 어느 곳을 가든 항상 인규를 데리고 다니며 그의 곁을 지킨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 던 중 애순은 청천벽력의 소식을 듣게 되고,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길지 않은 것을 깨달은 그는 아들에게 밥상을 차리는 것부터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방법까지 자신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며 혼자만의 이별을 준비한다.

'채비'는 쌀쌀한 계절 따뜻한 감동으로 마음을 녹여줄 착한 영화다. 자극적 요소 없이 엄마와 지적장애 아들의 관계에 집중하며 사랑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별의 과정을 다룬 영화지만 유쾌하게 그려내 소소한 웃음도 준다. 물론 '채비'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지만 좀 더 간결하게 그려냈다면 더 큰 감동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채비' 스틸


특히 이 작품은 고두심과 김성균의 케미가 빛을 발한다. 이별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을 받아들이며 해맑은 아들에게 진정한 이별의 의미까지 알려주는 고두심의 연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김성균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인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고, 유선은 엄마의 관심이 동생 인규에게 쏠려 늘 혼자 하는 것이 익숙한 딸 문경 역을 맡아 복잡한 심리를 깊이 있는 연기로 표현했다.

'채비'는 굴곡 없이 예측 가능한 결말을 그려내지만 누구에게나 한 번은 찾아오는,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이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가슴 따뜻한 영화다. 오는 9일 개봉.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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