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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은발 김혜수, 강렬 느와르가 품은 멜로 코드(종합)
작성 : 2017년 10월 10일(화) 11:54

'미옥' 이희준 김혜수 이선균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김혜수가 섬세하고 강렬한 느와르로 컴백을 아렸다.

10일 서울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미옥' 제작보고회에 이안규 감독, 배우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이 참석했다.

11월9일 개봉하는 영화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기업으로 키워낸 언더보스 현정(김혜수)이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은퇴를 준비하는 가운데 최검사의 치명적인 약점을 붙잡고 현정을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았던 조직의 해결사 상훈(이선균)이 복수를 도와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수는 자신이 맡은 역할 나현정에 대해 "음지의 조직을 성장시키면서 기업으로 만든다. 비밀스럽고 음험 한 일을 한다. 속을 알 수 없게, 차갑게 보여진다. 하지만 속에는 뜨거운 불덩이 같은 욕망이 있는. 차가움과 뜨거움이 공존하는 여자다"고 설명했했다.

이어 김혜수는 최근 공개된 '미옥' 예고편이 화제됐다는 말에 "영화 마치고 역할에서 벗어나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았냐. 포스터 보고 어머나 하다가 예고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현정을 돕는 조직의 해결사 상훈을 연기하는 이선균은 '미옥' 출연 계기에 대해 "장르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이런 장르 제안이 잘 안 들어왔다. 항상 억울하게 맞는 역할이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때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애정 결핍이 있다"고 밝힌 이선균은 "고아로서 현정이 베푼 도움을 사랑으로 크게 받아들이고 혼자 배신감을 느끼고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 나는 이 영화를 느와르가 아닌 멜로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혜수는 연기 호흡에 대해 "이번에 굉장히 놀랐다. 이선균 씨 캐릭터가 짧게 소개되는데 그런 얼굴을 처음 봤다. 시나리오 봤을 때도 임상훈 누가 할까 싶었다. 저는 속으로 불을 감추고 있지만 이 사람은 불덩어리 자체인 거다. 저는 제가 전혀 한번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만나지 못한 모습을 봐서 굉장히 놀랍다. 그리고 실제 임상훈, 나현정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럼에도 영화 속에서 강렬하게 만나는데 많이 만나 지는 않는다. 연기할 때 그걸 알게 되니까 아쉬웠다. 그 정도로 강렬했다"고 털어놨다.

이희준은 "너무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해서 너무 즐거웠다. 검사지만 검사와 조직폭력배는 직업상 검사가 선 인데 여기에서는 누가 선이고 악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까지 가는 것 같다"고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김혜수는 "희준 씨 같은 경우는 예전에 '직장의 신'에서 같이 했다. 그때는 극단을 오갔다. 정말 반듯하고 내외면 이 일치하는 따뜻한, 누구라도 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남자였다. 지금은 권력을 얻고자 하는 전형적인 속 물 이상이다. 예전에 드라마 했을 때 희준 씨 악역 같은 거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희준 씨 캐릭터와 제 캐릭터가 충돌하고 대립한다. 희준 씨가 갖고 있는 연기 현실감의 힘에 놀랍더라"고 말했다.

이안규 감독은 센 캐릭터들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의도라기 보다는 영화에 필요했다. 개인들의 목적이 상대의 덜미를 잡는 관계다. 그런데 그 이전에 깔린 감정은 굉장히 사소하다. 사소한 감정으로 폭발적인 행위를 하려 면 센 캐릭터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김혜수) 선배님과 연기하는 게 영광이었다. 리허설 때도 굉장히 큰 에너지로 상대 배우에게 주려는 모습이 제 자신을 반성케 하고 많이 배운 현장이었다. 희준 씨 같은 경우 학교 후배다. 학교 때부터 연기 잘한다고 소문났던 친구였다. 희준이 한테도 정말 많이 배우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능력을 갖고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희준은 "역할보다는 선배님과 같이 하는 게 행복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김혜수 선배님은 작품 전 체를 따뜻하게 안고 가는 힘이 있다. '직장의 신' 때도 그랬고. 선균이 형의 미담을 하나 또 하자면 제가 연 극하고 있을 때 선균이 형이 후배 대여섯 명에게 얘기했다. '화차'를 찍는데 이걸 다 읽어보고 오디션을 보 라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고 했다. 오디션의 기회를 주신 거다. 저도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규 감독은 감독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느와르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시나리오 쓰다가 지쳤을 때 느와르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팜므파탈이나 톰보이들이 영화 안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 보면서 장르 안에 있는 서브플롯을 메인으로 가져와서 남자 장르로 표방되는 느와르 안에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출발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 쓰고 보니 혜수 선배님밖에 드릴 사람이 없겠더라"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못 했다.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계와 욕망을 얘기한다는 거에 흥미를 느꼈다. 일단 얘기가 재밌다. 그런데 인물들이 쉽게 붙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렬함 뒤에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선뜻 출연하기에는 망설였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김혜수는 영화의 의미에 대한 질문에 "의미는 영화 상영 후 부여되는 것 같다"며 "실제 한국에서 여성으로서 배우의 현실이라는 건 여러분이 너무 잘 알고 계실 거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할리우드도 그렇고, 유럽도 몇개국을 제외하고 나서 여성이 독단적으로 극 장악하는 콘텐츠들이 굉장히 적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영화들이 가열차게 나와주는 것이 필요하고, 그리고 단지 시스템 탓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실제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로 감독 데뷔를 치른 배우 문소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혜수는 "최근 문소리 씨가 여배우인 동시에 전혀 다른 역할을 했다"며 "실제 본인이 배우로서 겪는 실상과 실제 일하는 여성이 겪는 실상을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잘 표현하고 있지 않나. 그런 많은 시도들이 굉장히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를 잘 봐달라는 게' 아니라, '오랜만에 느와르가 나왔으니 잘 해보라'는 시각, 혹은 '이제까지의 모든 남성 영화들을 뛰어넘어야 너희 영화의 존재가치가 있다'는 시각보다는 '이런 시도 안에서 가능성을 찾고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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