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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벨기에]홍명보의 패착…이제는 책임을 져야
작성 : 2014년 06월 27일(금) 06:50

홍명보 감독.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감독의 용병술이 아쉬운 한 판이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오전 5시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1무2패(승점 1점)의 성적으로 H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매 대회 최소 1승 이상의 성적을 거뒀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한국에게도 승리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 45분 벨기에의 스테판 드푸르(26·포르투)가 퇴장 당했을 때만 해도 충분히 승리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아쉬운 용병술로 한국은 승리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 대신 이근호(29·상주)를 투입한 것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2경기에서 교체로만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이근호는 벨기에전에서도 후반 내내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공격에서는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2장의 교체 카드는 모두 납득하기 어려웠다. 후반 21분 김신욱(26·울산) 대신 김보경(24·카디프시티)을 투입한 것은 아쉬운 선택이었다. 김신욱이 전반전부터 많이 뛰며 체력적인 문제를 느낀 것은 사실이다. 후반전 체력 저하로 느려진 벨기에의 수비진을 김보경의 재빠른 돌파로 공략하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김신욱이 빠지자 한국은 제공권에서 압도적인 열세에 처하며 공격루트 하나를 잃었다. 이근호와 구자철(25·마인츠)이 공중볼 경합을 벌이기엔 벨기에 수비진이 너무 높았다. 오히려 김신욱이 빠지며 여유가 생긴 벨기에 수비진은 라인을 뒤로 내리며 한국의 공간침투와 측면 돌파를 이전보다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후반 30분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의 투입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교체 상대가 잘못됐다. 지동원을 투입하더라도 손흥민(21·레버쿠젠)은 그라운드에 남겨뒀어야 했다. 손흥민은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한방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소속팀에서도 경기 내내 부진하다가 결정적인 장면에서 골을 기록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그러나 벨기에전에서는 교체로 물러나며 한방을 보여줄 기회를 잃고 말았다.

반면 이번 월드컵 내내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이청용(26·볼튼)과 구자철은 오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공격 자원 중에서 교체가 필요했다면 이들이 먼저 교체됐어야 했다.

지동원의 활약 역시 아쉬웠던 건 마찬가지였다. 최근 소속팀에서 윙포워드로만 출전했던 지동원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머물지 못하고 측면을 전전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박주영(29)을 넣는 게 더 나았다.

애초에 수비 자원을 빼고 공격 자원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왜 던지지 못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를 빼고 공격수 차두리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러시아 안지까지 가서 히딩크 감독에게 지도자 수업을 받았던 홍명보 감독이 그런 용병술은 배우지 못했던 것일까?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이번 월드컵 대표팀은 실패"라며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고 일침을 날렸다. 증명해야 하는 것이 선수들이라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감독이다. 벨기에전 패배의 가장 1차적인 책임은 바로 홍명보 감독에게 있다. 이제는 책임을 져야할 때다.


이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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