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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터플라이다”… 더 심도 깊어져 돌아온 ‘엠.버터플라이’(종합)
작성 : 2017년 09월 14일(목) 16:35

엠 버터플라이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스포츠투데이 장민혜 기자] “나는 버터플라이다”… ‘엠.버터플라이’가 더 심도 깊고 의미적 완성도를 높여 돌아왔다.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서 연극 ‘엠.버터플라이’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엠.버터플라이’ 프레스콜에서는 전막이 시연됐다. 1막부터 2막 5장까지 김주헌(르네 갈리마르) 장율(송 릴링) 권재원(툴롱) 김동현(마끄), 2막 6장부터 3막까지는 김도빈(르네 갈리마르) 오승훈(송 릴링) 서민성(툴롱) 황만익(마끄) 등이 열연을 펼쳤다.

‘엠.버터플라이’는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헨리 황의 대표작으로 1986년 중국 경극 배우이자 스파이였던 여장남자 쉬 페이푸가 프랑스 외교관 버나드브루시코를 속이고 국가 기밀을 유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해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양이 동양에, 특히 동양 여서에 대해 가진 편견을 비판하는동시에 인간 욕망까지 폭넓게 다룬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88년 워싱턴 초연 이후 뉴욕 유진 오날씨어터에서 777회 연속 상연으로 당시 ‘아마데우스’가 보유한 최장기 공연 기록을 깨며 흥행에 성공했다. 토니 어워즈 최고 작품상 수상을 비롯해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고 작품상, 퓰리처상 최종 후보로 노미네이트되기도. 1993년 제레미 아이언스와 존 론 주연 영화로 제작됐다.

국내에서는 2012년 ‘연극열전4’ 두 번째 작품으로 초연을 선보였다. 2014년 앙코르 공연서 누적 관객 수 2만5천여 명을 기록했으며 2015년에는 초연과 재연에 참여한 배우 전원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번 시즌은 극단 시인과 무사 대표 김동연이 연출을 맡았다. 르네 갈리마르 역에는 김주헌 김도빈, 송 릴링 역에는 장율 오승훈, 툴롱 역에는 서민성 권재원, 친/스즈키 역에는 송영숙, 마끄 역에는 황만익 김동현, 헬가 역에는 김유진, 소녀 르네 역에는 강다윤 등이 캐스팅됐다.

엠.버터플라이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이번 ‘엠.버터플라이’에는 새로운 창작진이 참여해 기존 공연에서 생략 혹은 축약됐던 장면을 되살림으로써 원작이 가진 구조적, 의미적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이와 관련해 연출 김동연은 “대본을 새롭게 번역하고, 원작에 있는 내용을 조금 더 살리고자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중 중점을 둔 건 송 릴링에 대한 의미를 대본을 보며 인상 깊게 느꼈던 걸 살려내려고 했다. 송 릴링이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장율이 ‘대본을 읽었는데 송 릴링이 왜 그랬을까요?’라고 질문한 적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모든 게 금기된 공산당 시대에 송 릴링은 인텔리였고 예술가였다. 르네 실존 인물보다 더 많이 배웠고 예술적이고 글도 쓰던 사람이었다. 그 시대에 하지 말라고 했던 것들, 모든 게 금지됐던 것들, 문화 혁명도 있던 시대에 자기 예술을 하고자 하는 판타지를 완성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송 릴링이 르네를 만나서 스파이뿐만 아니라 사랑 그 이상을 펼치고자 했던 것, 대칭점에 있는 걸 그리려고 했다. 관객들 만나면서도 그런 게 잘 전달되길 바라며 조금씩 수정하고 있다. 프리뷰 기간이 끝나지 않았다. 내일도 연습할 거다. 전체적인 주제나 이런 걸 대본을 가지고, 지금 이 시대에 느낄 수 있는 걸 꺼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르네와 송 릴링을 연기하는 김주헌 김도빈 장율 오승훈 등 배우 네 명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주헌은 “우선 대사량이 많은 게 가장 큰 부담이었다. ‘르네가 송 릴링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어떻게 자기 환상을 만들어냈을까’부터 시작했다. 저 같은 경우 에너지가 과도하게 나오는 타입이라서 눌러주는 걸 해야 했다. 고민은 항상 있다. 첫 공연 끝나고 ‘오늘 또 왜 이렇게 했지?’ 생각했다. 관객들 만날 때마다 첫 장면부터 매일 다르고 새로운 느낌이 든다. 한편으로 좋은데 한편으로 긴장을 놓치지 않고 해야 하는 듯하다. 극을 진행하면서 호흡을 계속 따라가니까 호흡을 따라가는 게 편한데 어떨 땐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김도빈은 “김주헌이 말했듯 형 에너지가 과한데, 저는 반대로 대본 맨 앞장에 ‘풍부’라고 써 있다. 연출님이 ‘풍부하게 많은 걸 표현해 봐라’라고 했다. 제 연기는 소극적이다. 연출님이 저와 김주헌을 섞었음 좋겠다고 말한다. 지금도 그걸 고민하고 있다. 르네가 쭉 끌고 가다 보니 감정 변화를 다이나믹하게 극을 끌고 가야 하는데 그게 아직 부족한 듯하다”라고 밝혔다.

장율은 “송 릴링 역할이 여성을 연기하는 인물이다 보니 여성 몸이 되는 것, 그거에 중점을 뒀다. 쉽지 않았다. 정말 어려웠다. 지금도 어려움이 있다. 여성을 표현하는 걸 넘어서 송 릴링이라는 인물이 표현하는 여성까지, 남자에게 완벽한 여성을 표현하는 걸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게 가장 힘들게 고민하고 있던 듯하다”라고 말했다.

오승훈은 “이 시대 살고 있는, 혹은 예전부터 살았던 여자들은 대단하구나 생각할 정도로 여자의 몸이 된다는 것, 여자의 몸과 호흡 상태가 되는 건 저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도 많이 고민하고 있고 어렵다.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특히 그 시대에 남자이지만 남자일 수 없던 동양 남자로서, 그 남자가 여자로 산다는 게 어려웠다. 열심히 깊게 연기해 보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심리와 욕망에 대해 심도 깊게 접근한 ‘엠.버터플라이’. ‘엠.버터플라이’는 지난 9일 개막했으며, 오는 12월 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서 막이 오른다.


장민혜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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