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오효진 기자] '틱틱붐' 서른을 앞두고 방황하는 이들이라면 이 뮤지컬을 추천합니다.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에서 열린 락뮤지컬 '틱틱붐' 프레스콜에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 성기윤, 조순창, 오종혁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틱틱붐'은 국내 관객들에게 뮤지컬 '렌트' 극작가로 유명한 조나단 라슨의 두 번 째 유작이다. 작푸은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불꽃처럼 살다가 요절한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꿈과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의 삶과 사랑,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2001년 한국 초연 당시에는 3개의 공연장에서 3팀의 배우와 스태프가 공연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이석준은 "스물 아홉에서 서른살이 넘어갈 때 어땠냐"는 물음에 "제 서른은 정말 힘들었다. 뮤지컬을 그만두고 싶었고 무대에 서는 것을 그만두고 싶었던 게 29살에서 30살이 되는 순간 이었다"며 "이때 이건명이 하는 '틱틱붐'을 보러 갔다. 보고 펑펑 울었다. 제 상황과 비슷했기 때문에 남들이 웃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울고 공감했다"고 답했다.
반면 이건명은 "제 서른 살은 무대 위에 설 수 있음이 감사했다. 관객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이 감사했다. 조금은 정화된 마음을 가지고 또 조금 더 나아가길 바라는 무대 위에 있었다. 서른 즈음에 무대 위에 설 수 있어서 감사할 때였다"고 소회했다.
이어 배해선은 "서른이 많은 나이가 아니더라. 서른이 되면 인생에 새로운 느낌, 새로운 일들이 생길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느낌은 안 들었지만 책임감이 생기더라. 20대 때보다 저를 어른 대우를 해주는 게 더 좋았다"고 말했다.
성기윤은 "서른살 시절은 20대 때에는 20대 배역을 하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10년은 지나야 그 나이를 표현할 수 있는 거야 했다. 10년이 지나니깐 '20대는 20대가 해야지' 라고 하더라. 저는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이라서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제가 있는 거다. 저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시간이라는 후회도 있다"고 했다.
조순창은 이어 "27살에 결혼을 하는 바람에 그 이후에 나이는 무의미 해졌다. 그리고 29살에서 30을 넘어가는 그때 '햄릿'이라는 뮤지컬을 하고 있었는데 같은 나이 배우들이 있었다. 친구들이 모이니깐 29살에서 30살로 넘어가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다. 뭉치기 좋아하는 박건형 배우 선배가 있었는데 그때 모이라는 자리에 안모이고 서른살 모임이 있었는데 그날부터 추석까지 삐져 있더라. '누구세요'라고 해서 그걸 풀려고 계속 노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오종혁은 "서른살이 넘어가는 시점에 어떤 느낌을 받았냐"는 물음에 "저는 서른 살에 군대 들어가서 딱히 기억이 없다. 30대에 이병이었기 때문에 서른을 느끼고 할 새가 없었다"며 "그냥 하나 기억나는 것은 자려고 누웠는데 당직 사관님이 놀릴 겸 재밌게 해주신다고 취침을 하면 소등하면 아무 소리 없는데 '이등병의 열차'랑 '서른 즈음에' 들려주셔서 울면서 잤다"고 웃픈 사연을 고백했다.
2017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뮤지컬 '틱틱붐'은 3인 다 역의 재기 발랄한 형식과 자유로운 무대, 생동감 넘치는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눈길을 끈다. 또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은 겪게 되는 생활 속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틱틱붐'에 첫 합류했다는 오종혁은 "저도 사실 '틱틱붐'을 처음하면서 알게 됐다. 전혀 정보없이 형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왔는데 저한테 다른 경로를 통해서 왔다고 해도 단번에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대본 리딩을 하러 갔을 때 소름 끼친다고 생각 안했는데 이 시대에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제가 도와 드린게 아니라 제가 기회를 얻어서 굉장히 기쁘게 공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순창 또한 "'틱틱붐'은 뮤지컬 배우들에게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그런 교과서에 있는 분들과 함께 작품을 하게 됐다는 게 기쁘다"며 "사실 형 누나와는 18년 정도를 알아서 즐겁게 할 수 있다는게 기쁘고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성기윤은 "교감이 잘 되는 배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종종있다. 10여 년 전에 자기 하나 잘났다고 하지 않고 교감하고 공감하는 에너지 만으로 채워진 작품으로 자리 잡아 있다. 그렇게 교감하고 에너지를 나눈 친구들과 다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해선은 "이 공연이 어렵게 설레는 마음으로 올리게 됐다. 특수한 상황에서 사실 저희가 학교를 다닐 때부터 열심히 하다가 우스갯 소리로 10년, 20년 후에 공연 올리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무모한 도전이 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번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많은 제작비와 많은 크루들과 무대도 서봤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을수록 마음이 뜨겁게 끓어 오르는 걸 느꼈다. 꺼질려고 할 때 다시 살리는 게 '틱틱붐'인 것 같다"고 밝혔다.
배해선은 이어 "이 작품을 만들 때 이건명은 초연을 했고 저랑 세명이 12년 전에 올렸다. 연습했던 장면보다 머리를 맞대고 뜨겁게 흥분시킨 작품이기 때문에 여타 작품이라서 진하게 기억 돼 있다. 관객들에게 이런 작품 올렸다는 것보다는 정말 재밌게 작업하고 이걸 나눠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올리게 됐는데 저희가 치유 받고 위안을 얻었다. 흔쾌히 많은 스태프, 배우 분들이 함께 뭉쳐주셔서 가능했다. 이 공연을 올릴 수 있게 해준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어떻게 앞으로 살아갈 지를 많이 고민하게 해 준 시간이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공연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오효진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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