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곪았던 문제가 결국에 터지고 말았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오는 9일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7일 오전 출국했다.
이번 대회에서의 성적은 내년 아시아선수권 시드 배정으로 연결된다. 또한 내년 아시아선수권에서의 성적은 향후 도쿄 올림픽 본선행 과정과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도 김연경, 양효진, 김희진, 박정아 등 주축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대회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결전의 땅' 필리핀을 향하기 전부터 논란이 발생했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김연경이 이재영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표팀 합류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달 끝난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2그룹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목표로 한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에이스'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시달렸다. 대표팀 엔트리 정원인 14명을 채우지 못하고 단 12명만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그랑프리 대회는 매주 다른 나라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그만큼 비행시간, 거리도 길고, 피로도도 크다. 14명으로도 혹독한 일정을 12명으로 소화하려니, 대표팀 선수들의 부담은 극심했다. 게다가 코트 밖에서는 '반반 비즈니스석 해프닝'까지 벌어져 안 그래도 지친 선수들을 더욱 지치게 했다. 그랑프리 대회 2그룹 준우승은 그야말로 '악전고투' 끝에 얻어낸 성과였다.
문제는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현정, 김유리, 이재은 등이 새로 대표팀에 가세했지만, 이번에도 14명의 대표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김연경이 이재영을 거론하며 이야기한 내용의 근본 배경은 답답한 대표팀의 현실에 있다.
대표팀 지원의 책임은 대한민국배구협회에 있다. 애초에 협회가 할 일을 충실히 수행했다면 김연경의 공항 발언은 나올 이유가 없었다. 그동안 각종 구설수에 시달렸던 협회는 최근 오한남 회장 취임 이후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오한남 회장은 협회 운영자금으로 2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연경의 고언과 대표팀의 현 상황을 보면, 아직까지 대표팀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은 듯 하다.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이후에도 오는 9월 그랜드 챔피언십을 앞두고 있다. 만약 그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협회에 대한 책임론과 비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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