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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5·18 아픈 역사에 담긴 인간의 도리[무비뷰]
작성 : 2017년 08월 01일(화) 12:02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 컷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내 눈으로 진실을 보고 전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용감한 한국인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와 헌신적으로 도와준 광주의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다큐멘터리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유일하게 광주를 취재해 전 세계에 5·18 실상을 알린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수상 소감에서 시작된 '택시운전사'는 80년 5월 광주의 한 가운데로 힌츠페터를 태우고 들어갔다 온 평범한 소시민이자 힌츠페터 조차 끝내 찾지 못한 김사복 씨를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극중 만섭은 11살 딸을 홀로 키우는 택시운전사다. 밀린 월세 10만원을 못내 허덕이던 그는 식사를 하던 중 외국 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가 통금 전에 돌아오면 10만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냉큼 길을 나선다. 큰 돈을 쉽게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만섭은 기대감을 안은 채 광주로 출발하지만 광주에 들어가는 길이 군인들에 의해 막혀 있는 것을 보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결국 광주로 들어선 만섭은 위험한 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홀로 남아 있는 딸 걱정에 광주를 빠져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목격한 그는 손님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태워줘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결국 다시 핸들을 돌린다. 어렵게 연결된 딸과의 통화에서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라고 말하는 만섭의 대사는 가슴 한구석을 자극한다.

'택시운전사' 스틸


또 만섭과 위르겐 힌츠페터에게 소박한 진수성찬을 대접하는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 역의 유해진부터 만섭의 택시를 함께 타고 다니며 통역을 돕는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의 류준열까지, 이들을 통해 80년대 광주의 실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희생을 감수했던 많은 사람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또 이들의 관계는 우연히 만난 인연에도 불구, 잊혀져 가는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택시운전사'는 택시에 관객들을 태워 여정을 함께 한다. 또 광주 사람의 시선이 아닌 서울에서 온 만섭과 외국인 피터의 시선으로 광주를 들여다보게 하며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따라갈 수 있게 한다. 아픈 역사를 마주하며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보다 때로는 웃음을 안겨주며 진정성 있는 울림으로 감동을 안긴다.

"사건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가는 것이 기자"라고 말하는 위르겐 힌츠페터와 손님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태워줘야 한다는 만섭. 각자의 도리에 충실했던 이들이 보여준 80년대의 광주는 희망이 존재했다. 오는 2일 개봉.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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