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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복귀작 '포크레인', 5·18 시위 진압군 상처를 들추다[무비뷰]
작성 : 2017년 07월 21일(금) 15:06

영화 '포크레인' 엄태웅 스틸컷 / 사진=김기덕필름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그날, 왜 그곳에 우리를 보냈습니까?" 엄태웅은 끊임없이 되묻는다. 자신을 고통의 기억 속에 파묻히게 한 진실을 찾기 위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진압군으로 투입되었다가 퇴역 후 포크레인 운전사가 된 강일은 어느 날 굴삭 작업을 하던 중 깊숙이 묻혀 있던 백골을 발견한다.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살아가던 그는 불현듯 그날 그곳에 자신이 가야만 했던 이유를 묻기 시작한다. 그는 포크레인을 끌고 20여년 전 함께한 동료 군인과 상사를 만나며 진실을 좇는다.

과거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있던 그의 동료들은 겉으로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애를 입고 힘겹게 생계를 이어 가거나, 트라우마 등 정신적 후유증으로 평탄치 못한 삶을 살아간다. 이에 강일의 반발심은 더 커져가고, 과거의 군 상사들을 만나지만 누구하나 그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이는 없다. "왜 그곳에 우리를 보냈습니까"라는 단도직입적 질문에 대답을 회피할 뿐이다.

그동안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작품은 피해자가 됐던 시민의 아픔을 다루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포크레인'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위 진압군들의 상처를 다루며 5·18 이면을 바라보게 한다. 그들의 상처에 대한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포크레인'은 지난 2월 엄태웅이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8월 성추문 스캔들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엄태웅의 첫 복귀작이기 때문. 6~7개월 만에 이뤄진 그의 복귀가 다소 이른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포크레인' 연출을 맞은 이주형 감독은 "주인공이 내적 표현을 잘하는 내공을 가지면서 깊숙한 곳에서 감정이 우러나오길 바랐다"며 포크레인 의자에 앉아야하는 사람이 엄태웅이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극중 엄태웅은 내면에 감춰진 아픔을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하며 점점 극대화 시키는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또 포크레인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정도로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대역 없이 촬영한 그의 열정은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하지만 실망을 안겨준 행동으로 인해 대중과 멀어진 그의 복귀는 반갑지만은 않을 터. 이번 작품으로 대중의 곁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27일 개봉.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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