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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사발 황정민, 송중기·소지섭·이정현 만나 벅찬 항아리 됐다(종합)
작성 : 2017년 07월 19일(수) 16:24

'군함도' 김수안 황정민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1945년 지옥섬 군함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인 영화 '군함도' 베일이 벗겨졌다.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언론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 류승완 감독, 배우 송중기, 이정현, 소지섭, 김수안, 황정민이 참석했다.

26일 개봉하는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지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하고 이것이 노동자로 착취하고 있던 지옥섬 군함도임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송중기 이정현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이날 류승완 감독은 영화 제작 이유에 대해 "군함도의 역사를 알린다는 것이 저희들의 목적 중 하나였지만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가장 첫번째 이유는 아니었다. 순수하게 군함도의 그림을 보고난 뒤 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가 저를 자극했다. 역사를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은 작업 과정에서 생겼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사실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자료를 조사하면서 거기에는 좋은 조선인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결국 나라보다 개인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시대극을 다를 때 너무 쉬운 이분법의 방식으로 관객들을 자극시키는 건 왜곡하기 좋은 모양새라고 생각했다. 현재 군함도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등재된 사실을 갖고 내부를 돌아보면 그 비판의 화살이 무조건 일본에만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외교부에도 책임이 있었다고 본다. 결국 일제 강점기 시절 제국주의를 갖고 제국의 모든 악을 씌워서 다루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과정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나약해질 수 있고 나약한 줄 알았던 사람이 강해질 수 있는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정현은 소지섭과 호흡한 소감에 대해 "촬영 현장에서 소지섭 선배님이 칠성 그 자체였다. 현장에서 몰입하기 너무 좋았다. 선배님과 연기를 맞춰보거나 따로 얘기한 것 없이 현장에서 모든 연기가 척척 잘 맞았다. 굉장히 편안하게 잘 연기할 수 있었다. 특히 액션을 제가 처음 해보는데 소지섭 선배님께서 액션 주의할 점 많이 알려주시고 다치지 않게 확인해주셨다. 매너도 정말 좋았다. 같이 연기할 수 있게 돼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소지섭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류승완 감독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류승완 감독은 송중기를 광복군 소속 OSS 요원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 촬영할 때 제안했다. 유시진 대위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당시 최근작은 '늑대소년'이었다. 송중기 배우가 갖고 있는 이목구비에서는 밝은 면만 있는 게 아니라 어두운 면을 포착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송중기 배우를 만나고 난 뒤에도 확신이 들었다. 역할을 멋있게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닌데 배우 본인이 갖는 기품이 있는 것 같다. 인간에 대한 예의나 세계관 자체가 아주 단단한 사람이어서, 본인의 매력이 묻어나서 역할이 멋져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유일한 디렉션은 말을 좀 빨리 해달라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실제 이 섬은 날씨가 조금만 안 좋아도 섬에 상륙이 안 된다. 가장 가까이 있는 섬이 있는데 거기까지 헤엄쳐 가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섬에 거의 도착했을 때 파도에 휩쓸려 육지에 부딪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한다. 그 과정까지 넘어가서 나가사키까지 탈출하는데 성공했는데 도착한지 얼마 안 돼서 원폭을 맞은 사례도 있었다. 또 탈출하다 죽은 사람도 많아서 섬 주민들이 만든 조그마한 탑이 있다. 집단 탈출을 시도했던 적도 있다. 400명 정도 되는 인원은 아니었지만. 제게는 섬의 이미지가 감옥 같은 이미지였고 제가 다큐멘터리 작가가 아니니까 섬 안에 있는 조선인들을 제가 만든 세계에서 탈출시키고 싶었다. 제가 그 섬에 있었다면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이 클 것 같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했다. 저의 소망,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희망일 수도 있을 거다. 그런 의도였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김수안과 부녀 연기를 한 것에 대해 "저도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와 노는 느낌으로 촬영하려 했다. 저는 그릇이 사발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친구와 작업하면서 저도 모르게 항아리가 돼 있었다. 그건 공동 작업의 묘미다. 특히 군함도는 그런 느낌이 더 크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그게 여기있는 배우들 말고도 모든 스태프들, 조연들, 춘천 세트 안에서 지지고 볶고 했던 에너지가 오늘 보신 영화의 에너지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은 "역사속의 한 드라마틱한 순간을 갖고 여름시장을 겨냥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저희 작업이 역사에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난번에 일본 기자 분이 질문해주셨을 때도 그냥 제 생각을 말했는데 '일침을 날렸다'고 나와서 당황했다. 홍보 문구 중에 '꼭 봐야 할 영화'라는 말이 있더라. 세상에 꼭 봐야 하는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함도의 역사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역사이기는 하다고 생각한다. 혹여라도 저희 영화가 싫다고 진짜 역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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