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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국뽕 영화 절대 아냐" 류승완 감독 반삭발로 완성한 이야기(종합)
작성 : 2017년 06월 15일(목) 11:01

'군함도' 류승완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이 영화는 국뽕 영화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다."

15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에 류승완 감독, 배우 황정민, 김수안,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가 참석했다. 통상 영화 기자간담회가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이날 '군함도'는 이례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됐다.

이는 '군함도' 소재의 역사적인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촬영 시작한지 딱 1년 만에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같다. 굉장히 의미깊은 자리에서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이 자리를 찾아와주신 취재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7월 개봉하는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군함도'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으로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군함도'는 이날 예고편이 공개된 후 박수가 터져나왔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를 기획하게 된 것에 대해 "'베테랑'을 시작하기 전에 기획했다. 공동 제작한 대표님과 함께. 작가님이 '군함도' 사진을 보여줬다. 2015년 전이었다. '이게 뭐지' 했다. 기괴한 이미지에 압도가 됐다. 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는 1944년봄부터 1945년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제 국민총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역사적 배경은 사실이고 군함도라는 섬의 디테일한 세팅은 최대한 고증에 의해 재현하려 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세팅돼 있는 시대적 배경, 공간적 설정은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려 했다. 그리고 이 안에 있는 인물들, 이 안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은 만들어진 얘기다. 오해가 있으실 수 있다.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된 이야기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는 소위 '국뽕 영화'라고 하는 애국심에 기댄 영화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다. 인간에 대한, 전쟁에 대한 보편적인 가치를 이야기 한다.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괴물로 만들 수 있는지. 지금 우려하는 한일간의 관계에 대한 것은 오히려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류승완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이렇게 큰 작품을 하게 된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준비 작업까지 포함하면 2년 남짓 끌고 왔다. 배우들에게는 힘든 내색을 잘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다. 심적으롼 물질적으로나 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내색을 안 하는 걸 보면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군함도'를 선택한 이유는 류승완 감독님과 작업을 하고 싶어서 시나리오 읽기 전에 결정했다. 그 이후에 심적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이 인물을 보시는 분들께 공감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컸다. 감독님께 의지 많이 해서 잘 촬영 마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군함도'를 통해 '늑대소년' 이후 5년만 스크린에 컴백했다. 송중기는 "그 사이 군대를 다녀왔고 전역 하면서도 영화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쩌다 보니 잘 진행이 안 됐다. 그래서 그런지 '군함도'가 제게는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 최고의 스태프들과 일을 해봤다는 점이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 이하 최고의 스태프들께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류승완 감독님의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 감독님이 워낙 좋다 보니 황정민 선배님이나 소지섭 선배, 송중기 씨 등 너무 좋은 배우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었다. 에너지가 됐고 힘이 됐던 것 같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아역배우 이수안은 "시나리오를 읽고 궁금해져서 역사책도 봤다. 나름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이 아픔이 좀 있는 곳이구나 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소지섭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화끈하고 다혈질이고 상남자 같은 스타일이다. 하지만 진한 속내를 갖고 있다"면서 "나는 화끈하고 다혈질은 아니지만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이번 인물은 간사한 인물이다. 그 공간에서 나만 사랑야 한다는, 딸을 살리기 위해 아주 간사한 행동도 무릅쓴다. 양극에서 왔다갔다 하는 인물을 표현하기가 재미있었는데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캐릭터 무게감보다 소재감이 주는 압박감이 컸다. 모든 출연진들이 같았을 것이다. 오히려 질문해주신 질문에 답을 하자면 무게감은 있지만 본능적으로 따랐던 것 같다. 측은지심으로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정민은 촬영 에피소드에 대해 "촬영지였던 춘천 주민들이 잘 참아주셨다. 폭격기 소리도 나면 잠도 잘 못 잘 텐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황정민은 "115회차 정도 찍었다. 다행히 사람들 크게 다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지옥 계단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이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각자에게 박수를 치자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잘 갈 수 있었던 수장이 이 '군함도'라는 영화에 대해 어떻게 가져가야 겠다는 정확한 생각이 있었기에 밑에 있었던 사람이 잘 가지 않았나 싶다. 저는 끝까지 반대했었다. 너무 힘들다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며 미소 지었다.

특히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 촬영 도중 반삭발을 한 것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류승완 감독은 "원래 배우들이 머리를 밀 때 같이 밀려고 했다. 그런데 그 시기를 놓쳤다. 제가 반삭발 한 게 결연한 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준비할 게 너무 많은데 촬영하다가 몇번 펑크가 연속이 돼서 '정신 차려야 겠다', '머리 감고 말리는 시간이라도 줄여보자' 해서 깎은 거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만은 힘들게 만들었다는 말을 못 하겠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 단 한번도 싫은 내색 안 해주고 함께 해준 배우들 모두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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