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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오늘, 지단의 발끝이 만든 '9번째 빅 이어'
작성 : 2017년 05월 16일(화) 17:17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황덕연 인턴기자] 2002년 5월 16일 오전 5시 30분께(한국시간), 5만499명의 관중이 운집한 스코틀랜드의 수도 글래스고의 햄든 파크에는 흰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귀를 찢을 듯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함성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골 세리모니를 펼쳤고, 그가 터뜨린 골은 결승골이 되어 레알 마드리드에 통산 9번째 '빅 이어'를 선물했다.

오늘로부터 정확히 15년 전인 그 날은 현 레알의 감독이자 전 레알의 선수였던 지네딘 지단의 2001-200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골이 터진 날이었다.

레알과 바이언 레버쿠젠은 2001-2002시즌 UCL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레알은 루이스 피구, 호베르투 카를로스, 라울 곤살레스, 지단 등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들이 집결한 꿈의 구단이었다. 하지만 미하일 발락, 베른트 슈나이더, 카르스텐 라멜로프 등이 포진한 레버쿠젠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레알은 전반 8분 만에 '골든 보이' 라울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라울은 후방에서 넘어와 원바운드 된 패스를 잡지 않고 그대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한스 부트 골키퍼를 뚫었다.

하지만 레버쿠젠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레버쿠젠은 라울의 골이 터진지 정확히 5분 만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크로스를 받은 루시우가 헤더 슈팅으로 레알의 골망을 가르며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서로 한 골씩 주고받은 양 팀은 누가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레버쿠젠이 토마스 브르다리치의 슈팅으로 레알의 골문을 위협하자 이반 엘게라가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이에 응수했다.

양 팀이 활발히 장군 멍군을 외치던 전반 막판, 레알의 좌측 풀백 카를로스는 졸탄 세베스첸의 견제를 이겨낸 뒤 중앙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카를로스의 크로스는 마치 탱크가 포격을 준비하듯 슈팅 자세를 취하고 있던 지단에게 향했고, 지단은 이 크로스를 그대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고의 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레알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지단의 골을 지켜내며 2-1로 레버쿠젠에 승리를 거뒀고, 레알은 통산 9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제 지단은 유니폼보다는 말끔한 정장차림이 더 잘 어울리는 '백곰군단'의 든든한 리더가 됐다. 올 시즌 지단은 작년에 이어 감독으로써 2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지단이 15년 전 일궈냈던 우승의 기억을 되살려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덕연 인턴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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