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희생과 헌신을 통해 팀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문성민(현대캐피탈)이 2년 연속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소감을 전했다.
문성민은 6일 오후 4시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지난해에도 MVP 트로피를 받았던 문성민은 김연경(3연속)과 레오(3연속) 이후 처음으로 MVP를 연속 수상한 선수가 됐다.
문성민에게 2016-2017시즌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현대캐피탈 입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로 우승의 중심에 있었다. 각 부문 순위만 봐도 올 시즌 문성민의 활약을 짐작할 수 있다. 문성민은 득점 6위(국내 1위), 공격종합 2위, 시간차 1위, 후위공격 4위, 서브 2위 등 공격 각 부문 상위권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이 다른 구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팀의 공격 대부분을 홀로 책임져야 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은 문성민을 향했고, 언제나 결정지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문성민은 무너지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문성민은 이후 '에이스'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도 완전히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시상식 뒤 문성민은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을 했고, (김)학민이 형이 좋은 활약을 해서 예상은 하지 못했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정태영 부회장이 최고 시설에서 운동을 할 수 잇도록 지원해주셔서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팀에 대한 지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MVP 수상이지만,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는 시즌이었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모든 것이 잘 됐다. 18연승 기록을 만드는 동안 모든 선수들이 무아지경에 빠졌다"면서 "이번 시즌은 선수들 간에 희생과 헌신을 통해 팀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즌이었다"고 지난 2년을 되돌아 봤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이날 문성민은 아들 문시후 군과 함께 단상에 올라 MVP를 수상했다. 소감을 말하는 문성민의 눈시울이 붉어지려는 찰나, 문시후 군이 꽃다발을 먹는 돌발행동으로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문성민의 얼굴에도 다시 미소가 번졌다.
문성민은 "아들이 축하해주기 위해 올라왔는데 눈물이 났다"면서 "많이 떨렸는데, 아들이 긴장을 풀어주려고 센스 있는 행동을 했다"고 웃었다. 이어 "1차전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힘들었다.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며 아들 얼굴을 보니 심적으로 안정이 됐다. 무엇보다 옆에서 아내가 내조를 잘해주기 때문에 배구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바람도 전했다. 문성민은 "우리 팀은 잘하는 팀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팀이 강해질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잘해주는데 나만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아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앞으로 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제가 또 받아도 좋지만 우리 팀의 다른 선수들도 좋은 상을 받았으면 한다"고 주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한편 문성민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선물로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로마에서 경기를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문성민은 "당시에는 어린 선수들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이야기를 해서, 어린 선수들이 불만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갈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배구를 보고 오고 싶다"며 웃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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