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인천 대한항공 점보스가 6년 만에 정규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7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승리했다. 25승10패(승점 72)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22승12패, 승점 65)와의 차이를 벌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0-2011시즌 25승5패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대한항공은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 왔다.
대한항공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승이다. 대한항공은 매 시즌 앞두고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 마다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힌 강팀이다. 한선수, 김학민, 곽승석, 신영수, 정지석 등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년은 모두 정규시즌 4위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강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것이 대한항공의 이미지였다.
절치부심한 대한항공은 2015-2016시즌 종료 후 변화를 꾀했다. 리더십과 경험을 갖춘 박기원 감독을 선임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운도 따랐다.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낮은 확률을 뚫어내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박기원 감독은 망설임 없이 '최대어'로 꼽혔던 미챠 가스파리니의 이름을 불렀다. 외국인선수 자유계약 시절에도 V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가스파리니는 실력으로 보나 적응력으로 보나 대한항공에게는 최적의 카드였다.
가스파리니라는 날개를 단 대한항공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전 열린 KOVO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2016-2017시즌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어 2016-2017시즌 개막 후에는 현대캐피탈, 한국전력과 함께 상위 그룹을 형성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전역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한선수는 보다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대한항공 공격진을 진두지휘했고, 가스파리니와 김학민, 신영수, 곽승석, 정지석 등 초호화급 날개 공격수들은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최부식이 떠난 리베로 자리도 백광현이 메웠다.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 완성되자 대한항공은 마지막 퍼즐을 추가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고교생 레프트' 허수봉을 보내는 대신, 현대캐피탈로부터 센터 진성태를 영입했다.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센터진을 보강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진성태와 김형우, 진상헌, 최석기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대한항공의 고공 행진에 힘을 보탰다.
'완전체'가 된 대한항공은 시즌 중반 이후 스퍼트를 시작했다. 4라운드와 5라운드를 각각 5승1패로 마치며, 2위권과의 차이를 크게 벌렸다. 마지막 6라운드가 시작되기도 전에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최근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에 연달아 발목을 잡히며 잠시 주춤했지만,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으며 결국 오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제 대한항공의 다음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V리그 출범 이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만이 해낸 업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0-2011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지만, 가빈을 앞세운 삼성화재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는 그 때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각오다.
대한항공은 2012-201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3연패를 당한 이후 봄배구 6연패 수렁에 빠져있다. 2013-2014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2연패를 당했고, 지난해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에 덜미를 잡혔다. 이제는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진정한 강팀'으로 다시 태어난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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