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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더' 이병헌에 운명처럼 다가온 영화, 男의 쓸쓸한 여운(종합)
작성 : 2017년 02월 17일(금) 16:23

'싱글라이더' 이병헌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싱글라이더' 이병헌이 섬세한 부성애 연기로 돌아왔다.

17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싱글라이더' 기자간담회에 이주영 감독, 배우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가 참석했다.

2월22일 개봉하는 '싱글라이더'는 잘나갔던 증권회사 지점장 강재훈(이병헌)이 어느 날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 든 것을 잃어버리고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난 가운데 다른 삶을 준비하는 아내 수진(공효진) 모습을 보고 선뜻 다가가지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주영 감독은 '싱글라이더'를 통해 장편 상업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주영 감독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포기하고 사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싶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시간과, 나한테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내가 느끼는 아이러니 같은 것들을 이야기로 만드려 했다.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시간차를 두고 잘 만나지 못 하는 것들을 나눠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한동안 액션물이나 범죄 영화가 긴 시간 유행해서 그런 시나리오 위주로 늘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시나리오를 받고 영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시나리오가 제게 줬던 느낌은 한 순간의 충격이라기 보다는 오랫동안 가슴 속에 계속 남더라. 운명처럼 이 영화는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관객의 입장으로서도 예전의 한국 영화처럼 영화 장르의 다양성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병헌은 강아지 치치와 함께 한 소감에 대해 "강아지와 연기를 해본 것은 신인 때 드라마에서 한번 해보고 처음이다. 솔직히 좀 힘들었다. 교육을 굉장히 잘 받은 강아지라 해서 '앉아', '일어서', '저쪽으로 가' 해봤는데 전혀 꿈쩍도 안 하더라. 영어로 했는데도 전혀 마을 듣지 않더라. 게다가 50분마다 한번씩 쉬어줘야 하는 법이 있다. 호주에는. 그렇게 촬영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출연료가 비싼 강아지가 아니었다고 하더라. 고생했지만 영화상으로 굉장히 예쁘고 재밌게 연기를 잘 해주셔서 고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공효진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공효진은 "아들 진우 역의 아이가 연기를 처음 해보는 아이였다. 진우는 아무래도 루시, 크리스와 자연스러운 모습이 중요했다. 영어권 사람들과 낮설어하지 않는 배우를 찾으려 했고 결국 호주에서 살고 있는 아이가 캐스팅 됐다. 참 똘똘했고 영화 안에서 순간 포착된 모습, 대사가 굉장히 임팩트 있었던 것 같다. 고민을 참 감독님과 많이 했는데 잘했다. 그리고 아이가 어떻게 할 것 같다 하는 노하우가 생기더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안소희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안소희는 "치치를 안고 있어야 하는 장면이 많이 있었다. 저한테만 오면 자꾸 짖더라. 민망해하며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이병헌은 "소희 씨가 많이 고생했다. 강아지를 안고 있는 장면이 많았는데 자꾸 소희 씨를 물려고 했다. 동시 녹음하는데 으르렁 댔다. 어느 순간 자기가 물릴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안소희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반전 포인트가 언제라 하기 보다는 중간 중간 숨어있는 영화다. 그래서 대본을 보고 선배님,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랬어?' 하면서 재미있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영화 반전이 크지만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서 느낌이 굉장히 허무하다는 거였다. 그 느낌이 상당히 오래 갔다. 읽는 순간에도 놀라웠지만 이후에도 긴 시간 동안 멍해져 있는, 느낌을 받았던 이야기였다. 실제로 아기가 있으니까 부정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감독님이 캐릭터 이름도 의도적으로 비슷하게 지어주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연기하는 데 감정을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이렇게 대사가 없는지 몰랐다. 나중에 보니 계속 맴돌면서 지켜만 보는 연기라서 감독님한테 농담처럼, 지켜보는 장면 몇 커트만 찍으면 이 영화 끝날 것 같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고 금방 끝날 수 있는 촬영 같았지만 막상 보니까 감정이 미세하게 달라서 오히려 더 신경을 좀 더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공효진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내가 이해한 사항이 맞나' 싶어서 자꾸 확인했다. 저희끼리 만들면서도 참 많은 이야기를 했고 병헌 선배님은 정말 많은 고민을 하셨다. 여기서 이렇게 하면 너무 쉬운지, 어려운지,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에 대해 매 신마다 고민하셨다. 결말의 반전이라기 보다는 비밀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쉽게 찾아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누군가는 빨리 의심하게 될 거고 누군가는 설명했는데도 모를 수 있는, 그 비밀을 찾아내는 데 재미있는 작품일 것 같다. 그 사실을 알고는 앞의 내용이 다시금 주마등처럼 지나가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공효진은 "'미씽'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느낀 느낌을 관객들도 느낀다는 것이다. '싱글라이더'를 편하게 보시면서 따라오시면 여러가지를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30, 40, 50대 남성들이 좋아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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