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민경 기자] "출장 기회를 받고 싶다. 능력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친 뒤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1년 계약이 끝난 이대호는 자유계약신분이 됐다. 이제 내년 시즌 거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그의 내년 시즌 우선순위는 출장 기회다.
이대호는 지난 2월 16일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 트레이닝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보장 금액 100만 달러에 최대 400만 달러를 받는 1년 계약을 맺으며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 입성이 보장되지 않았지만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결국 당당하게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 이대호는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 홈런 14개 49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플래툰 시스템(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 출전을 결정하는 시스템)에 따라 애덤 린드와 번갈아가며 1루수로 출전했다. 홈런 2개를 친 다음 날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성과를 낸 이대호다. 이로 인해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게임을 못 뛴 게 마지막에 후회가 됐다. 게임을 뛰었어야했는데 게임에 못 뛰고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게 한(恨)스러웠다. 제가 행복한 건 게임을 뛰면서 야구를 하는 것이고, 야구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며 "출장 기회를 받고, 능력도 인정받으면 좋겠다. 시합을 계속 뛰는 곳으로 가고 싶다"며 빅리그라는 이름값보다는 출전 기회가 우선이라는 뜻을 전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미국에서 쉬면서 뉴스를 많이 봤다.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 월드시리즈가 진행 중이고, 경기가 다 안 끝났기 때문에 에이전트도 아직 얘기가 없다. 조만간 만나서 에이전트 얘기를 들어보고 내년 거취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국이든 일본이든 잘 모르겠다. 에이전트와 가족이랑 상의 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현지 언론에서도 시애틀이 마땅한 우타자 대안이 없으면 이대호와 재계약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스캇 서비스 감독 역시 이대호와 함께 하고 싶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출전 시간은 여전히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일본을 거쳐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이대호가 내년 시즌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민경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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