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센터=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김치찌개 회식'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서병문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이 논란이 된 국가대표팀 지원 부족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29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배구협회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서병문 회장이 직접 참석해 그동안 배구협회에 쏟아진 비판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며 한국 배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이는 오로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였다. 대표팀을 지원해야할 협회는 통역은 물론, 필요한 스태프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배구협회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대표팀 귀국 당시에도 스태프가 선수들과 동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김치찌개 회식' 논란까지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르기도 했다.
이날 질의응답에 앞서 서병문 회장은 "그동안 국가대표팀에 걸맞지 않은 지원으로 배구팬들의 격노를 일으킨 협회의 과오를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전임 집행부의 재정취약성으로 인한 문제이지만 신임 회장으로 변명하기 보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의 자부심이 생명이다.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품격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라면서 "국가대표 지원 방침을 국격에 맞게 명문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배구연맹(KOVO)과도 폭넓은 대화와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서 회장은 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선수들과 배구팬들에게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지원 미비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온 힘을 다할 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약속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협회의 정확한 재정상황과 앞으로의 국가대표팀 지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서병문 회장은 "지금까지 권력 있는 분들, 돈이 많은 회장들이 (배구협회를) 이끌어 갔는데 부끄러운 점이 많다"며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모든 배구인이 참여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대표팀 지원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협회가 잘 했으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김치찌개 회식'을 "용서하지 못할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어 "선수들과 면담을 해보니 돈하고 관련 없는 기본적인 것조차도 세밀하게 해주지 못했다"면서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회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AVC컵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협회는 오는 9월 열리는 AVC컵에 출전할 여자대표팀을 이끌 지도자로 박기주(수원전산여고)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고교 지도자가 프로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이 적합한지와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결국 박기주 감독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현재 협회는 감독을 공모 중이다.
서병문 회장은 "고교 감독이라고 해서 대표팀을 맡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실력이 있다면 맡을 수 있다"면서 "절차상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전임감독제에 대한 질문에는 "최우선적으로 계획 중"이라면서 "전임감독제가 정착되면 감독 문제에 대한 논란은 없어질 것이다. 다만 이번은 (대회가) 너무 급해서 그렇다"며 이해를 구했다.
서 회장은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배구가 100년 만에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달라진 대한민국배구협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다시 한 번 약속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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