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지금부터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
리우에서 돌아온 김희진의 시선을 벌써 도쿄를 향하고 있었다.
김희진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네 팀으로 나뉘어 귀국한 가운데 김희진은 이정철 감독, 박정아, 남지연, 이효희, 배유나 등과 함께 가장 마지막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비행기에서 내린 김희진의 얼굴에는 목표보다 일찍 돌아왔다는 아쉬움과 오랜 비행으로 인한 피곤함이 가득했다.
취재진과 만난 김희진은 "많이 아쉽다"면서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더 준비했고 우리는 실력적으로 부족해서 졌다"고 고개를 숙였다.
네덜란드는 올해에만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쳤던 상대다. 지난 5월 올림픽 세계예선전과 7월 네덜란드 전지훈련에서 맞붙어 2승1패를 기록했다. 내심 8강 상대로 네덜란드를 원했던 이유다.
하지만 리우에서 만난 네덜란드는 더 강해져 있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12시간의 시차와 긴 비행거리, 음식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준결승행 문턱에서 무릎을 꿇은 선수들은 경기 뒤 라커룸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희진은 "먹는 게 조금 힘들었다. 식당에 먹을 만한 것이 별로 없어서 도시락으로 한 끼 먹을 때 많이 먹고 그랬다. 그러다보니 몸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네덜란드가 편할 줄 알았는데 경기를 보니 점점 몸이 올라오는 중이라 쉽지 않았다"면서 "8강에서 떨어졌다는 아쉬움과 1, 2세트를 주고 시작한 것에 대한 아쉬움, 마지막으로 (선수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많이 울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쉬웠던 만큼 느낀 점도 있었다. 김희진은 "국내 선수들보다 외국 선수들이 신장도 높고, 블로킹도 견고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일이 없도록 생각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 올림픽 때는 막내니까 자신감만 갖고 하자고 생각했다. 리우에 간다면 조금 더 성장해서 주저 자리에서 완벽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막상 리우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생각하니 그 때 다짐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다시 도쿄 올림픽에 가게 된다면 지금부터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부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한 김희진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소속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희진은 "휴가는 1주일 정도 주신다고 한다. 중간에 행사도 있어서 마냥 쉴 수 없다"면서 "휴가 중에 할 수 있는 몸 관리를 하고, 부상 없이 팀에 돌아가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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