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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자요리] 담백하고 칼칼한 숙취해소 북어국
작성 : 2014년 05월 21일(수) 13:30

북어국이 끓을 때 섞은 계란을 부어준다.


[스포츠투데이 조병무 기자] 술 못 하는 사람에게 술은 참 골치 아픈 존재다. 분위기에 취해 양 조절도 못 하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숙취 때문에 또 고생한다. 속은 울렁거리지, 머리는 아프지, 밥 한 술 못 뜨고 술 깨는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 이쯤 되면 술이 아니고 원수다.

그런데도 회사 일로 혹은 집안 행사로 술을 마셔줘야 할 때가 있다. 요즘처럼 세월호 참사로 생긴 울화병을 달래려 혼자 자작할 때도 있다. 원수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을 하고 남는 것은 숙취와 간 손상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다음날 멀쩡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참 오랜 세월 후회와 궁리를 반복했다. 그러다 찾게 된 숙취해소의 비법이 있다. 바로 북어국이다. 밥 한 술 안 넘어갈 때도 담백하고 칼칼한 북어국물은 목으로 넘어간다. 국물이 순하기 때문에 공복 속 쓰림을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헛개나무차, 꿀물, 콩나물국, 해장국 등등 사람마다 선호하는 숙취해소 음식이 다르겠지만 경험상 이들 중 으뜸은 북어국이다.

담백하고 칼칼한 숙취해소 북어국을 만들어보자.

북어국 2인분을 끓이는 데 필요한 재료는 육수, 북어채, 파, 달걀이다. 취향에 따른 옵션으로 청양고추, 두부가 들어간다. 조미료는 들기름, 국간장, 다진 마늘을 준비한다.

북어국에 들어가는 주재료


제사 때 쓰고 남은 황태 한 마리를 찢어 채로 만들어보니 딱 2인분이 나왔다. 그래서 2인분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황태는 북어보다 덜 말려진 것이라 손으로 쉽게 뜯어진다. 살을 다 뜯고 남은 대가리와 껍데기는 육수 재료로 쓴다. 요즘 슈퍼에서 황태포를 사보면 껍질이 없다. 허락도 없이 남의 껍질을 벗겨가다니...

육수: 육수는 주로 멸치, 다시마, 파로 끓이는데 재료가 없으면 파뿌리, 북어껍질, 양파껍질 같은 남은 식재료를 써도 좋다. 육수 끓이는 법은 ‘된장국 끓이는 법’에 적어 놨다.

북어채: 북어(北魚)는 말 그대로 북쪽바다에 사는 물고기(명태)로 함경남도 신포에서 주로 건조 됐다고 한다. 북어는 너무 딱딱하게 말라서 방망이로 두드려 연하게 해야 채로 찢어낼 수 있다. 북어국 끓인다고 통북어를 사다가 두들기고 뜯느라 애쓸 필요 없다. 시장에 가면 북어채만 따로 파는 곳이 있다.

: 대파 한 동강이

달걀: 1개

옵션#1 청양고추: 숙취해소용으로 담백하고 칼칼한 맛을 원하면 청양고추 한 개를 썰어 넣는다. 아이들한테 끓여줄 때는 청양고추를 넣지 않는다.

옵션#2 두부: 말랑말랑한 식감을 원한다면 두부 적당량을 넣는다. 귀찮으면 빼고 끓여도 된다.

조미료는 들기름 1 숟가락, 국간장 1 숟가락, 다진 마늘 1 찻숟가락이 들어간다.

1. 냄비에 들기름 한 숟가락과 다진 마늘 한 찻숟가락을 넣는다.

들깨로 만든 것이 들기름, 참깨로 만든 것이 참기름이다. 나물을 볶을 때는 보통 향이 옅은 들기름을 쓴다. 기름병이 똑같아서 헷갈릴 수도 있는데 참기름은 들기름보다 향도 진하고 색도 진하다.

들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고 뒤섞어준다.


2. 물에 씻어낸 북어채를 넣고 볶는다.

북어는 야외에서 건조시키기 때문에 먼지가 묻어있다. 물에 씻어 물기를 털어낸 후 냄비에 넣는다. 이 때 렌지에 불을 올리고 다진 마늘과 들기름을 섞어 냄비에 두룬 다음 북어채를 넣어야 고루 잘 볶아진다. 볶을 때는 나무주걱을 쓴다. 쇠주걱으로 쇠냄비를 긁을 때 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그것이 나무주걱이 필요한 이유다.

북어채 볶기


3. 육수를 부어 끓인다.

젖은 북어채가 꼬들꼬들 작아지면 육수를 붓는다. 센 불에 보글보글 끓인다.

북어국이 끓는 동안 계란과 두부를 준비한다.


4. 계란을 풀어 그릇에 담고, 두부는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둔다.

국간장을 넣는다.


5. 국간장 한 숟가락을 넣는다.

간장은 간을 하기 위해 넣는 게 아니라 색과 향을 내기 위해 넣는다고 보면 된다. 간을 맞추는 작업은 국을 끓인 후 소금으로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두부, 파, 청양고추를 넣는다.


6. 계란을 냄비에 빙 둘러 넣는다.

국이 막 끓고 있을 때 계란을 냄비에 빙 둘러 붓고 숟가락으로 한번 저어준다. 그래야 북어채에 계란이 안 달라붙는다.

북어국


7. 두부와 파, 청양고추를 넣는다.

준비된 두부를 넣고 맨 마지막으로 파를 썰어 넣는다. 파나 청양고추는 조리용 가위로 짤라 넣는 것이 편하다. 땀내고 해장해야 한다며 청양고추 두 개를 넣으면 매운 맛 밖에 안 나는 북어국이 된다. 청양고추는 새끼손가락만한 작은 거 하나면 충분하다.

육수를 부어 끓인다.


술은 숙취가 안 생길 만큼만 마시겠다고 다짐을 하며

숙취에 북어국이 딱이란 것은 알겠는데, 정작 과음한 다음날은 북어국 먹기가 어렵다. 술 먹고 늦게 들어온 것도 미안하고, 아침부터 손 많이 가는 북어국을 끓여달라고 하자니 뒷감당이 안 된다. 직접 끓여먹자니 숙취에 만사가 힘들다. 그렇다고 밥도 못 먹고 좀비처럼 하루를 보낼 수는 없다. 악조건 속에서도 요령껏 챙겨 먹어야 한다.

북어는 여타 식품보다 아미노산이 함량이 높다. 특히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고 음식을 통해서만 흡수되는 필수 아미노산 중 메티오닌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메티오닌은 지방을 분해하는 기능이 탁월해 지방간 진행이나 혈관 내 지방이 쌓이는 것을 줄여주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킨다. 또 타우린이라는 쓸개즙의 생성을 도와 피로회복에도 효능이 있다.

숙취는 알콜에 들어있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을 간이 분해하지 못 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아무리 간장약을 먹고 숙취해소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간 기능에는 엄연한 한계가 있다. 술은 적당히 먹자.




조병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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