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을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에서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갖는다. 메달 획득을 노리는 이정철호는 '숙적' 일본을 꺾고 이번 대회를 산뜻하게 시작한다는 각오다.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은 일본,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 카메룬 등과 함께 A조에 편성된다. 조 4위 안에 들면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카메룬과 아르헨티나의 전력이 떨어지는 만큼 8강 진출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정철호의 목표는 8강이 아닌 메달이다. 일단 4강에 진출해야만 메달 획득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별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A조 4위로 8강에 진출하더라도 B조 1위가 유력한 '최강' 미국을 만난다면 일찍 대회를 마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최소 3승 이상을 거둬 3위 이상을 확보한다는 각오다.
▲런던의 한, 리우에서 푼다.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에서 일본과 악연이 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메달 획득의 기회를 놓쳤다. 이후에도 한국은 일본 1군을 상대로 연전연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한국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 생각보다 쉽게 일본을 완파했다. 강한 서브로 일본의 리시브를 흔든 것이 주효했다. 반면 일본은 기무라 사오리가 손가락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데다, 서브리시브 불안으로 특유의 세밀한 플레이를 살리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정철호는 리우에서도 김연경, 김희진, 양효진 등의 강서브를 앞세워 일본의 서브리시브를 흔든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본은 기무라의 기량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아직 손가락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100%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라이트 나가오카 미유와 사코다 사오리도 경계대상으로 꼽히지만 아직은 기복이 있는 모습이다. 일본의 전력이 온전치 않은 만큼, 한국에게는 4년 전, 런던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열악한 리우, 경기에도 영향 미칠까
리우 현지의 열악한 사정은 이정철호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습장으로 향하는 버스가 길을 잃는가 하면, 교통사고로 하마터면 선수가 다칠 뻔했다. 교통체증으로 오랜 시간 버스에 앉아 있었던 '에이스' 김연경은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올림픽 준비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다.
예상외의 고초를 겪은 한국에 비해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은 아예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고, 호텔에 머무르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나 현지 적응에서는 한국보다 일본이 더 편했을 수도 있다.
한편 경기가 진행되는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의 사정도 한일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열리는 모든 배구경기는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에서 진행된다.
그런데 마라카낭지뉴 체육관의 에어컨 바람이 너무 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선수들이 추위를 느끼는 수준을 넘어, 토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폴란드 남자배구 대표팀의 스테판 안티가 감독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볼이 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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