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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의 구세주 크리스토퍼 베일리 '보수와 노화'를 벗어던지다
작성 : 2014년 05월 21일(수) 09:19

“내가 할 일은 간단했다. 전통의 축을 찾아내고, 그 기반에서 가지를 뻗어내는 일이었다. 내 디자인의 핵심은 혁명이 아닌 진화다.” -버버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2011년 인터뷰 中-

[스포츠투데이 김은애 기자] 토마스 버버리의 개버딘 레인코트는 세계를 사로잡으며 지난 세기를 풍미할 정도로 오랜 시간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100년 가까이 한가지 스타일만 줄기차게 고집했던 버버리는 1990년대 들어 한때 위기를 맞았다.

버버리의 이미지가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중노년층의 옷으로 고착되면서 브랜드 노화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확장전략의 일환으로 해왔던 무분별한 브랜드 라이센싱 사업이 버버리 매장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한 과다 수요창출이 브랜드 가치하락을 초래했고 버버리의 노바체크는 수많은 카피상품을 양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7년 미국의 최고 리테일러 중 한사람인 로즈 마리 브라보가 버버리사업부문 CEO로 취임했다. 그는 감각적이고 젊은 패션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노력을 시작했다. 이어 질 샌더의 수석디자이너 로베르토 메니체티가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됐다.

그는 디자인의 혁신적인 변화 시도와 변형체크 무늬를 개발했다. 베이지색뿐이던 기존의 노바체크에 새로운 색상을 넣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전통적인 트렌치코트에도 여성의 실루엣을 살릴 수 있게끔 현대적으로 탈바꿈해 여성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보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비키니, 강아지 옷 등 다양한 아이템을 쏟아냈다.
또한 버버리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와 톱모델인 스텔라 테넌트, 케이트모스를 기용하면서 날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버버리 2013 S/S 광고 캠페인에는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둘째 아들 로미오(맨 왼쪽)가 모델로 활약했다.


버버리의 구세주, 크리스토퍼 베일리

신선한 브랜드로 도약할 채비를 갖춘 버버리는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만나며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지난 2001년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출발해 현재는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로 승진해 일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영국 출신으로 1970년생의 젊은 디자이너이다. 1994년 도나카렌에서 2년간 일하고 1996년 톰 포드에게 발탁돼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는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뒤 파이톤과 레더, 메탈, 시폰 등의 다양한 소재와 현대적 실루엣 그리고 그만의 재치를 결합한 트렌치코트를 만들어냈으며 트레이드마크인 체크 패턴에도 변화를 줬다.
버버리의 엄격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트렌디함을 입혀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에 젊은 감성을 불어넣었다.

특히 예전에 짙게 느껴졌던 ‘영국스러운’ 느낌을 보다 세계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화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모델 기용에 있어서도 탁월한 면모를 과시, 2000년대에 세계적인 영국모델 릴리 도날슨과 아기네스 딘과 함께 작업했다. 2009년에는 국내에서 ‘해리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로 잘 알려진 영국 대표 아이콘 엠마 왓슨이 모델로 활동하며 신선한 이미지를 대중에게 어필했다.

버버리 명가의 부활 핵심인 베일리는 현재 버버리 프로섬의 컬렉션뿐만 아니라 광고와 아트 디렉팅, 스토어 디자인 등 모든 브랜드 이미지를 책임지고 있다. 오랜 시간 버버리에 몸담아온 그는 다른 디자이너들과 다르게 개인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았다. 버버리를 자식으로 표현하는 만큼 베일리에게 버버리는 전부인 듯하다.


김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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