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윤겸 칼럼] 미국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2루수 다니엘 머피가 올 시즌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셔널리그 타격왕으로 물오른 방망이 감각을 이어가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포스트시즌에도 남다른 활약을 펼칠지 눈길을 끈다.
다니엘 머피는 올 시즌 화려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타율 3할6푼9리로 내셔널리그 타율부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OPS(출루율+장타율) 1.018로 이 역시 내셔널 리그 최고 자리에 올라와 있다. 지난달에는 4할 이상의 타격감을 자랑하며 메이저리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뉴욕 메츠의 포스트 시즌에서 대활약을 한 머피를 3년 3750만 달러에 영입했다. 현재까지의 행보를 봤을 때 연봉 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대활약을 펼쳤던 머피가 시즌 후 시장에 나왔을 때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도 했다. 그야말로 반짝 활약이었다는 것. 최근 몇 년간 2할8푼대의 타율로 꽤 준수한 편이지만 크게 돋보이지 않는 장타력과 무엇보다 수비력에는 문제가 많아 연봉 1천 달러대의 선수인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제기됐다.
여기에 지난해 포스트 시즌 막판의 부진도 한몫했다. 머피는 포스트 시즌 타율 4할2푼1리, 7홈런 11타점에 6경기 연속 홈런 기록 등 대박 행진을 펼쳤다. 여기에 당시 승승장구하던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좌절시키며 '염소의 저주'를 이어가는 또 하나의 머피가 됐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남기며 '반짝 활약'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머피는 올 시즌 뉴욕 메츠와 같은 지구 라이벌인 워싱턴 내셔널스로 자리를 옮겼다. 공교롭게도 팀을 이적한 후 올 시즌 제대로 포텐셜을 터트리고 있다. 머피는 지난해 타격폼을 수정한 후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메츠는 머피의 이런 잠재력을 간과하고 지구 라이벌에게 그를 내주고 말았다.
반면 지난해 팀 내 여러 가지 잡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워싱턴은 현재 동부지구 1위에 올라있다. 명장 더스티 베이커를 새롭게 영입한 올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강자로 군림했던 최근 몇 년간의 위상을 다시 찾은 모습이다. 뉴욕 메츠의 추격이 판세를 어떻게 흔들지가 관건이지만 올해 동부지구의 유력한 1위 후보다.
올 시즌 워싱턴의 포스트 시즌 진출과 머피의 활약은 또 하나의 관심거리다. 한동안 투타의 고른 균형을 보여주며 내셔널리그의 강팀 이미지를 갖게 된 워싱턴은 포스트 시즌에서는 큰 힘을 못 썼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디비전시리즈에서 '광속 탈락'한 2014년이 대표적.
베이커 감독 역시 경험이 풍부한 명장이기는 하지만 그의 포스트 시즌 통산 성적도 이름값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였던 머피가 워싱턴의 이 같은 이미지를 지우는데 일조할 지도 눈여겨 볼만 하다.
지난해 머피가 선봉장이 돼 침몰시켰던 시카고 컵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의 강팀이 되며 포스트시즌 진출은 당연시되는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올해 워싱턴이 선전을 이어갈 경우 포스트시즌에서 시카고를 만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머피는 과연 올 시즌에도 컵스의 불운을 잇게 하는 '저주 집행자'가 될 수 있을까.
김윤겸 칼럼니스트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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