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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추라, '악동'의 벤치클리어링 계속될까
작성 : 2016년 06월 08일(수) 15:03

요다노 벤추라(오른쪽, 캔자스시티), 매니 마차도(볼티모어 오리올스) / 사진= 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윤겸 칼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또 한 번 시원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8일(한국시간)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캔사스시티 로열즈와의 경기에서다. 이날 경기에서 캔사스시티 선발 투수 요다노 벤추라는 5회말 볼티모어 매니 마차도의 허리를 맞혔다. 고의성이 다분히 이 사구로 마차도는 벤추라의 안면을 가격했다.

이번 벤치클리어링의 발단은 앞서 2회 말에 일어났다. 벤추라는 마차도의 타석에서 몸쪽 깊숙한 위협구를 던졌다. 이 타석에서 플라이 아웃을 당한 마차도는 격한 반응을 보였고 이후 벤추라는 보복성 사구를 던진 것이다.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후 벤추라와 마차도는 모두 퇴장을 당했지만 대부분의 여론은 벤추라를 비난하는 쪽이 많은 편이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은 경기 직후 "투수가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사구를 던지는 건 좋지 않다"며 "그의 행동은 옳지 않고 그렇게 해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인 벤추라는 파이어볼러를 선호하는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선수다. 최고 구속 102.9마일, 평균 구속 97마일에 달하는 강속구와 스냅백 모자를 즐겨 쓰는 개성 강한 면모는 인상적인 면모를 전한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선수는 아니다. 불같은 강속구 못지 않은 불같은 다혈질 성격으로 여러 가지 악행과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렸기 때문. 특히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각종 위협구와 빈볼로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키는 선수로 낙인 찍혔다.

벤추라의 악행이 특히 문제가 됐던 건 지난해다. 벤추라는 지난해 당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타자였던 브렛 로우리에게 사구를 던졌다. 로우리가 사구를 맞고 묵묵히 걸어가는 가운데에도 시비를 걸고 다가가는 모습은 벤추라의 나쁜 이미지를 전하는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 이 밖에도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으며 시카고 화이트삭스 아담 이튼에게는 욕설을 퍼부어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키고 7경기 출장 정지를 받기도 했다.

벤추라의 이 같은 성격은 본인 뿐 아니라 구단 전체 이미지를 나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기존에 '만년 꼴찌' 팀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캔사스시티가 지난 2014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많은 야구팬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하지만 지난해 계속되는 시비와 빈볼은 상당수 팬들이 떨어져나가는 효과를 일으켰다.

벤추라의 다혈질 성격이 문제가 되는 것은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빈볼을 던진다는 점. 사구 자체가 타자들의 부상에 큰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 강속구로 던지는 빈볼은 그 위험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벤추라의 이미지 추락에 큰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벤추라는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강속구 투수임에도 평균 방어율은 3.82로 예상보다 좋은 편은 아니다. 물론 강속구에 비해 변화구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다혈질 성격으로 인해 자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벤치클리어링의 주역인 마차도 역시 다혈질로 유명한 선수긴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성격을 자체하고 있으며 이는 볼티모어 대표 타자로 나아가는 데 일조했다. 마차도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는 특유의 다혈질 성격을 가다듬고 A급 선수로 거듭난 사례는 많다.

메이저리그 4년차에 1991년생으로 올해 25세인 벤추라는 아직 젊기 때문에 여전히 성장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손꼽히는 강속구 투수를 넘어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가기 위해서는 인성적인 면에서의 성장도 필수적이다. 메이저리그의 대표 '싸움닭'은 앞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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