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윤겸 칼럼]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가 드디어 첫 홈런을 터트렸다. 김현수는 30일 (한국시간)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회 초 메이저리그 진출 첫 홈런을 날렸다. 이번 홈런은 4대4로 팽팽한 경기분위기 가운데 나온 결승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날 홈런은 최근 달라진 타격감으로 5경기 연속 출장을 하던 김현수에게 무척 반가운 '단비'와 같았다. 일부에서 김현수의 타격 대부분이 내야 안타임을 내세워 타구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이날 홈런은 이른바 '똑딱이' 이미지를 해소하는데도 일조했다.
최근 김현수의 타구질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었다. 초반에는 내야를 넘지 못하는 안타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외야로 넘기는 안타가 늘고 있는 추세였다. 여기에 이날 홈런이 기록한 타구속도 108마일은 김현수의 타구질이 향상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이날 경기는 첫 홈런 외에도 최근 김현수의 인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로 높은 출루율이다. 김현수는 이날 3타수 1홈런 1볼넷으로 두 번의 출루를 기록했다. 이는 또한 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이다.
김현수가 최근 5경기 연속 출장에 들어가기 전 인상적인 부분은 멀티 출루부분이었다. 박병호, 이대호, 강정호 등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홈런으로 슬러거 스타일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면 김현수의 경우 멀티안타를 위주로 한 높은 출루율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최근 볼티모어 성적이 하락세를 겪고 김현수에 대한 현지 여론이 호의적으로 돌아서자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김현수를 연속 선발로 내보냈다. 다섯 번의 경기에 연속 선발 출장을 이어가며 김현수는 기존 4할대의 타율에서 3할대로 떨어졌지만 이는 선발선수로서는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눈여겨 봐야할 것은 출루율 부문. 김현수는 최근 연속 선발 출장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무안타 경기에도 사구 등으로 연속 출루를 이어나갔다. 아직까지 팀 내에서 입지가 불안한 김현수임에도 연속 출장이 가능한 것은 높은 출루율 덕분이다.
현재 김현수는 타율 3할8푼9리에 출루율 6할6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출장 기회가 적어 이 같은 수치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편이기는 하지만 출루율은 향후 김현수의 플레이에 있어서 꾸준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당초 볼티모어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김현수를 높게 평가한 부분이 4할대에 이르는 출루율이었다. 그리고 현재 김현수의 연속 선발출장을 가능케 한 것 역시 높은 출루율에 있었다. 최근 침체를 겪고 있다지만 여전히 조이 리카드가 존재감 측면에서 김현수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전 같으면 중간에 무안타 경기가 있었다면 리카드로 선발이 즉각 교체됐었겠지만 연속해서 다섯 경기째 선발로 내보내는 것은 이 같은 출루능력 때문이다.
홈런으로 주로 점수를 내는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2번으로까지 타순을 올린 것은 이제 그의 출루 능력에 상당부분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나아진 타구질과 출중한 출루율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김현수의 인상적인 플레이가 계속된다면 상대팀의 본격적인 견제도 시작될 것이다.
지난 14일 연타석 홈런으로 집중 견제를 받기 시작해 이후 현재까지 홈런 없이 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박병호를 봤을 때 메이저리그의 상대팀 견제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현수가 극복해야할 다음 과제이기도 하다.
김윤겸 칼럼니스트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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