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길목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만났다.
한국은 1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 3차전에서 일본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5일 소중한 첫 승을 수확했다. 쉽지 않은 상대로 꼽히던 네덜란드를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전날 이탈리아전 패배의 아픔을 씻어낸 값진 결과였다. 하루 휴식을 취한 한국은 내친 김에 개최국 일본을 잡고 올림픽 본선 진출의 7부 능선을 넘겠다는 각오다.
물론 일본은 쉽지 않은 상대다. 한국은 일본과의 통산 전적에서 48승86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아픈 기억도 있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 조별 예선에서 일본에 승리하고도 3-4위전에서는 아쉽게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었다. 2년 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설욕하며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당시 일본은 정예 멤버가 아닌 2군으로 경기에 나섰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세트스코어 0-3(17-25 24-26 17-25)로 완패했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한국은 일본에 비해 열세에 있다. 한국은 지난 주말 강호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를 상대로 연달아 경기를 펼쳤다. 경기 시간도 들쭉날쭉 이다. 이탈리아와는 오전 10시, 네덜란드와는 오후 3시30분 경기를 가졌고, 다시 일본과는 오후 7시 경기를 펼친다. 9일 동안 7경기를 치러야 하는 혹독한 일정 속에서 경기 시간대마저 매번 다르니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반면 일본은 개최국의 이점을 120% 누리고 있다. 약체로 꼽히는 페루와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경기 시간 역시 오후 7시로 고정돼 있다. 텃세를 넘어 횡포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더욱 일본에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선봉에는 김연경이 있다. 김연경은 이탈리아전에서 26점, 네덜란드전에서 24점을 기록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터키 리그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우려가 많았지만 여전한 실력과 카리스마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네덜란드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박정아와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양효진, 김희진도 일본전에서 진가를 증명한다는 각오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멤버이자 이번 예선전 동안 객원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송이는 "일본에 개인적인 실력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선수들의 발을 무겁게 하는 면이 있다. 부담감을 버리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유미는 "일본은 범실 없이 효율적인 배구를 하는 팀이다. 반면 한국은 공격적으로 가다보니 범실이 많다"며 "정신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부담을 떨쳐내는 것이 우선이다. 잔실수가 없는 팀이기 때문에 강약 조절을 잘해야 한다. 일본도 우리만큼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사니는 "변칙적인 속공과 다양한 공격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분하게 하는 것"이라며 "일본은 맨투맨 블로킹이 아니라 리딩 블로킹을 한다. 속공은 견제를 안하고 수비로 막기 때문에 양효진을 활용해야 한다. 또 김연경에 대한 수비 라인을 잡고 있으니 이를 분산시키기 위해 짧은 공격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런던에서의 설욕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적지에서 일본을 꺾고 통쾌한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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