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윤겸 칼럼]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가 부상에서 복귀한 후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앞서 일본 출신의 거포 마쓰이 히데키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강정호가 올해 마쓰이의 두 번째 시즌 성적을 넘어설지도 관심을 모은다.
강정호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12일(한국 시간) 원정경기에서 6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팀이 2대4로 뒤지는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으로 담장을 넘겼다. 강정호는 이날 경기로 선발 다섯 경기 만에 3개의 홈런을 치며 남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시카고 컵스와 경기 중 부상을 당해 무릎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처음으로 나선 지난 7일 경기에서는 연타석 홈런으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마쳤다. 지금까지 5경기 홈런 3개로 남다른 장타력을 발휘, 복귀 초반부터 ‘2년차 징크스’와는 무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초반부터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안착에 성공한 강정호는 동양 출신 거포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강정호는 상당 부분에서 앞서 동양인 거포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보냈던 일본의 외야수 마쓰이 히데키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서 10년간 선수생활을 한 마쓰이와 현재까지 여러모로 닮은꼴 활약을 펼쳤기 때문.
마쓰이는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통산 타율 3할4리 홈런 332개의 성적을 올린 후 미국으로 건너왔다. 특히 일본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 2002년에는 타율 3할3푼4리 홈런 50개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마쓰이는 이듬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인 2003년 뉴욕 양키스 외야수로 뛰며 2할8푼7리 16홈런 106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장타력 위주의 거포 스타일의 선수치고는 홈런은 적은 편이었지만 타율과 타점에서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강정호 역시 7년간 뛰었던 KBO리그의 마지막 시즌인 지난 2014년 타율 3할5푼6리 홈런 40개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서 타율 2할8푼7리 홈런 15개로 마쓰이와 비슷한 족적을 남겼다. 비록 타점은 마쓰이 데뷔 시즌의 절반 수준인 58타점이었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 적어도 홈런에서는 마쓰이의 성적을 충분히 넘어설 수도 있었다.
마쓰이가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시즌 2년차인 지난 2003년이다. 마쓰이는 당시 타율 2할9푼8리 홈런 31개 OPS(출루율+장타율) 9할1푼2리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통산 2할8푼2리 홈런 175개로 동양인 타자로서는 성공적인 족적을 남겼다.
마쓰이가 2년차 징크스와 무관하게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야구센스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마쓰이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모 아니면 도’식의 홈런 위주 타격보다는 맞추기에 집중한 콘택트 위주 스타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적응에 들어간 2년차에서는 홈런 생산의 비중을 높였다.
이같은 모습은 강정호 역시 이미 지난 시즌에 보여준 바 있다. 메이저리그의 강속구에 적응하고 콘택트에 집중하기 위해 레그킥을 버렸다가 시즌 중반부터는 상황에 따라 레그킥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스타일 변화시킬 줄 아는 야구센스를 가진 선수들이 대체로 2년차 징크스의 영향이 덜한 편이다.
강정호가 마쓰이의 2년차 성적을 뛰어넘는 데에는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부상으로 시즌을 한 달 이상 늦게 시작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하지만 복귀 후 다섯 경기 동안 세 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강정호에 대한 올 시즌 기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여타 코리안 메이저리거 타자들과는 달리 이미 메이저리그 검증을 끝낸 강정호는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까.
김윤겸 칼럼니스트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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