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레스터시티 우승, 금수저 벽 허문 흙수저[st스페셜]
작성 : 2016년 05월 03일(화) 08:51

레스터시티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도곤 기자] 레스터시티가 철옹성 같던 프리미어리그의 벽을 무너뜨렸다.

레스터시티는 3일(한국시간) 리그 2위 토트넘이 첼시전에서 무승부를 거둠에 따라 잔여 경기에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레스터시티는 2시즌 전 프리미어리그에 승격돼 올라온 팀이다. 승격팀이 2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특히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퍼붓는 빅클럽들을 제치고 차지한 우승이어서 더욱 가치가 높다.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 빅리그는 대부분 우승 후보들이 정해져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지난해 우승팀 첼시를 비롯해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리버풀 등이 리그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1994-1995시즌 우승한 블랙번을 제외하면 맨유, 첼시, 맨시티, 아스널만이 우승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경우도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가 오래 전부터 양강체제를 성립, 우승을 양분하고 있다. 2003-2004시즌 발렌시아 우승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패권을 쥐고있다 2013-2014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우승하며 10년 만에 우승 타이틀이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다른 팀에게 넘어갔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리에A는 2000년대 초반 '7공주'라 불리던 유벤투스, AC 밀란, 인터밀란, 라치오, AS로마, 피오렌티나, 파르마의 다강구도가 형성됐으나 2000년대 후반을 시작으로 이 체재가 무너졌고 2011-2012시즌부터 현재까지 유벤투스가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우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가 이어져오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현재 3년 연속 우승 중이며 우승을 놓치더라도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뒤를 이어 도르트문트가 따르고 있는 형세다.

이렇듯 유럽 대부분의 경우 빅클럽 몇몇 구단끼리 우승을 놓고 경쟁했다. 이들은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막대한 이적료로 수준 높은 선수들을 독점했다. 이들과 자본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중소 구단들은 한도 내에서 최대한 좋은 선수를 영입해 시즌을 운영했다. 그 결과 잘해야 유로파리그 진출권 이상은 획득하기 힘들었고 승격팀의 경우 강등당하지만 않아도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 벽을 레스터시티가 허물었다. 심지어 방법도 여느 중소 구단과 다르지 않았다. 레스터시티 소속 선수 중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은 스타는 거의 없다. 잉글랜드 공격의 핵심으로 떠오른 제이미 바디는 하부리그를 전전한 선수였으며 2016년 PFA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리야드 마레즈의 경우 레스터시티 입단 전까지 프랑스 2부리그에서 뛰던 선수다. 라니에리 감독 역시 전성기에서 내려온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레스터시티는 이들로 빅클럽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위와 같이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돈이 지배하고 있는 유럽축구에서 레스터시티가 이번 시즌 보여준 우승의 의미는 말할 수 없이 크다. 철옹성과 같던 빅클럽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시티의 선전이 더욱 가치있는 이유다.

김도곤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