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최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권아솔과 최홍만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ROAD FC 인터뷰 도중 권아솔이 최홍만에게 글러브를 던지며 도발에 나섰다. "서커스 시합은 하지 말고 은퇴해라. 차라리 나랑 붙자"고 말한 권아솔은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권아솔을 보면서 '예전부터 할 말 다하는 악동 캐릭터이지만 노이즈마케팅이 아닐까? 설정이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러한 의문을 해결할 전문가를 만났다. 바로 류병학 기자다. 류병학 기자는 아프리카TV '류병학이 간다' 콘텐츠로 격투기 체육관을 방문해 선수들과 소통하며 직접 격투기를 체험하는 격투 기자다. 선수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보다 디테일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아마추어 무대에 오른 선수이기도 하다.
류병학 기자와의 만남을 통해 격투 전문기자가 보는 권아솔-최홍만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하자면?
A. 몬스터짐, 엠파이트, SPOTV, STN SPORTS 기자로 활동했다. 지금은 RANK5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격투스포츠 전문 기자다.
Q. 격투기 기자로서는 최초로 시합을 뛰었는데?
A. 10전을 목표로 운동 중이다. 생각해보니 무대에 오른 경험은 나의 직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왜 자꾸 넘어질까?'라며 늘 분석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 마음에 눈물 날 정도로 강렬한 무언가가 있었다. 격투기 선수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합 출전을 하며 격투기에 더욱 빠져드는 경험은 두렵지만 즐겁다.
Q. 최홍만은 한 때 천하장사에 등극했고, K-1로 넘어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던 선수였다. 아무리 한 물 갔다 하지만 한참 어린 권아솔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밥 샙이 아케보노에게 도발했던 것처럼 권아솔이 도발에 나선 것은 본인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 생각한다. 최홍만은 베테랑이기 때문에 도발에 대응하지 않았다. 그는 엔터테이너이기 때문에 경기에만 뛰는 게 아니라 경기에 대해 이슈 몰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Q. 이것이 ROAD FC 마케팅이라면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A. 그렇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 권아솔이 실시간 검색어 1위, 최홍만은 6위에 올랐다. 최홍만은 오래된 선수고 이슈가 많은 선수다. 하지만 권아솔은 그렇지 않다. "야 붙자. 너의 경기는 서커스다"라는 선배에 대한 예우가 없는 발언으로 진짜 선수가 제대로 조명 받았다. 권아솔의 발언은 대중의 관심 끌기에 성공했고, 본인의 인지도 또한 상승시켰다. 격투기 업계의 발전을 위한 공로를 인정한다.
Q. 요즘 코너 맥그리거 때문에 도발이 유행이라도 하는 것 같은데. 벤치마킹을 하는 것은 좋으나 국내 정서엔 어떠한가?
A. 외국 정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허용되진 않는다. 하지만 한국 문화와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되곤 한다. 한국 정서에서 어느 한 사람의 마음에 강렬한 충격을 줄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양산하는 사람, 첨가하는 사람, 향유하는 사람은 달라도 그 모두가 다 존재한다. 자연스럽게 잘 대응했다고 본다.
Q. 언젠가 누군가 한 번은 꼭 해야 할 이야기였는데. 이것은 설정이 아니었나?
A. 오랜 시간, 고생 끝에 생기는 흐름이 있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불어 닥친 열풍도 존재한다. 권아솔 같이 몇 십 년을 운동에만 전념해 챔피언 자리에 올라도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다 알고 느끼기란 쉽지 않다. 그에 비해 연예인, 스타마케팅은 사람들이 반응하기 쉬운 이슈다. 권아솔이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어색했을 것이다. 취재한 당사자로써 그때의 영상은 짜고 친 각본은 아니었다. 최홍만이라는 스타를 이용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던 이번 사태의 효과는 대단하다.
Q. 5월에 잡힌 이둘희와의 대결에서 권아솔이 승리하게 되면 최홍만과 시합이 성사될 가능성은?
A.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다 알지 못 해도 권아솔의 노력이 있어서 격투기의 흥행이 있고 발전이 있는 것이다.
Q. 송효경 사태와는 다른 분위기였는데?
A. 균형이 중요하다. 전자와 후자 둘 다 서로의 감정이 양쪽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그 당시 취재 기자들도 이슈 몰이가 된다고 생각다. 그리고 정말 진심이었기 때문에 기자들이 불을 붙인 것도 있다. 여자들 싸움에 사태 수습이 되질 않아 당황스러운 경험으로 기억된다.
Q. 프로선수의 이슈몰이는 긍정적으로 보는데 프리 토킹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 다른 것처럼 경기의 재미가 어떻게 같을 수 있나. 케이지 안에서도 각자의 배경과 판타지가 있을 것이다. 선수의 캐릭터가 없다면 제품 찍어내듯 규격화된 느낌일 것이다. 나는 이슈 몰이를 긍정적으로 본다. 호기심이 생기면 재미가 있고,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류병학 기자와 차 한 잔하며 나눈 이야기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동의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는 하나의 상품으로 가치를 가지기도 한다. 마케팅이나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권아솔 같은 도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고된 훈련에 적응하며 시합에 출전하고 두려움을 이겨내며 멈추지 않는 류병학 기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니스트
ROAD FC 소속 이종격투기 선수, 2012년 전국 YMCA 보디빌딩 1위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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