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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한 볼티모어, 김현수의 앞날은?
작성 : 2016년 04월 04일(월) 15:54

김현수

[스포츠투데이 김윤겸 칼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정규시즌이 개막했다. 우리나라 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올 시즌은 많은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의 개막 로스터 진입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시범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박병호와 이대호를 비롯해 마이너리그에서 승격, 메이저리그로 올라 온 최지만도 데뷔 시즌을 갖는다.

최근 '개막 로스터 합류냐 마이너리그 행이냐'로 논쟁과 화제의 대상이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도 25인 로스터 합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동안 마이너리그 행을 종용했던 구단 측은 김현수의 거부권 행사로 그를 로스터에 남겨두며 일단락됐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의 시즌 개막 25인 로스터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당초 주전 우익수로 김현수를 영입했지만 시범경기 초반 2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며 부진을 겪자 재빨리 대안에 찾아나서는 형국이었다. 그리고는 룰5 제도를 통해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조이 리카드를 영입했고 시범경기에서의 호성적으로 결국 김현수의 대체자로 낙점했다.

볼티모어 구단은 전반적으로 올 시즌 결정을 빨리빨리 하는 경향이 확연히 눈에 띈다. 우익수 구성과 김현수의 대체자를 찾은 일련의 과정을 급하게 추진하는 모습이다. 당초 볼티모어는 (사실 검증도 되지 않은)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주며 입단을 시켰고 시범경기 초반에 부진하지 재빨리 리카드를 영입시켰다.

그리고 14번의 시범경기에서 44타수의 기회만으로 김현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내려 했다. 물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김현수에게 '원죄'가 있기는 하지만 구단 측도 확실히 성급하다는 인상이 역력했다.

코리안리거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있어서 김현수의 사례는 여타보다 다른 점 하나가 있다. 박병호, 이대호는 물론 성공적인 첫 메이저리그 직행 타자 강정호의 경우 역시 구단 측이 이들을 주전급이 아닌 백업선수를 염두하고 영입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유격수 조디 머서의 백업으로 영입됐다. 올해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1루수 조 마우어, 이대호는 애덤 린드 외에 두 명과 포지션 경쟁을 펼쳤다. 류현진과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여전히 한국 프로야구는 검증이 안 된 리그이고 외국에서의 선수생활에 대한 적응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선택했기 때문이다.

반면 볼티모어는 우익수 즉시 전력감으로 김현수를 영입했고 적은 기회를 통해 재빠른 결정을 내린 모습이다. 만약 강정호가 현재의 볼티모어 같은 상황으로 피츠버그에 입단했다면 지난해와 같은 눈부신 모습을 보여줄 기회마저 상실했을 것이다. 강정호의 경우도 지난해 초반 시범경기에서의 부진과 ‘레그킥’ 논란을 겪지 않았는가.

무척 조급해 보이는 오리올스의 이면에는 올해 구단 연봉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이 자리하고 있다. 2014년 아메리칸 동부지구 우승과 챔피언십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크리스 데이비스 등 당시 주역들을 잡는 데 총 2억3555만 달러를 퍼부었다.

볼티모어는 살벌하기로 소문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여타 구단에 비해 그다지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앞서 지구 우승의 주역을 상당 부분 잃은 후 올해에는 눈에 띄는 투자를 했다.

이 때문에 재작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볼티모어는 재정압박으로 인해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조급해하는 인상이 역력하다. 볼티모어는 김현수 외에도 지난 4년간 39승 33패, 평균자책점 3.82로 활약했던 투수 미구엘 곤잘레스가 시범경기에 부진하자 곧바로 웨이버 공시를 한 바 있다.

시범경기 당시부터 당장의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행보는 올 시즌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김현수에게는 더욱 좁아진 기회의 문을 통과해야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공교롭게도 볼티모어의 개막전은 박병호가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다. 박병호의 활약을 바라보며 시즌을 시작하게 될 김현수는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윤겸 칼럼니스트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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