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문성민(현대캐피탈)이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문성민은 29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문성민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29표 가운데 20표를 획득해 6표를 얻은 팀 동료 오레올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누렸다. 국내 선수가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것은 지난 2010-2011시즌 김학민(대한항공) 이후 5년 만이다.
올 시즌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의 주장을 맡아 뛰어난 리더십과 헌신적인 플레이로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국내 최고의 선수로 꼽혔음에도 유독 상복이 없었지만 올해는 올스타전 MVP에 이어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해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시상식 뒤 취재진과 만난 문성민은 "선수들이 모두 받아야 할 상인데 주장이다 보니 대표로 받은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마음을 비우고 선수들과 재미있게 배구를 하다 보니 과분한 상을 대표로 받은 것 같다"며 "처음에 왔을 때는 겁 없이 최고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데. 쉽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팀이 잘되니 개인적인 것도 잘 된 것 같다"고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아쉬움도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과 역대 최다인 18연승 기록을 달성한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고도 OK저축은행에 무릎을 꿇었다. 또 다시 우승 기회를 놓친 슬픔에 문성민은 4차전이 끝난 뒤 코트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성민은 "4차전 때 스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너무 못해서 눈물도 안 날 줄 알았는데 끝나고 선수들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났다.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허무한 기분도 들었다"고 당시 심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문성민과 현대캐피탈의 2015-2016시즌은 아쉬움보다 성과가 많은 시즌이었다. 문성민은 "선수들이 굉장히 밝아졌고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다음 시즌은 즐겨야 할 때 즐기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문성민은 MVP를 수상한 뒤 아내에게 "회식이 있어 예정보다 2시간 늦게 들어가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문성민은 시상식 뒤에도 "아내가 너무 늦지 말라고 했다. 차라리 외박이라고 말할 걸 그랬다. 아쉽긴 하다. 분위기를 보고 들어가겠다"고 말해 또 다시 폭소를 자아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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