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윤겸 칼럼] 메이저리그 개막을 일주일을 앞두고 코리안 리거들의 참가 여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 올 시즌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히 되는 가운데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입성 가능성이 불투명했던 이대호는 사실상 개막 로스터 진입을 확정지었다. 시애틀 매리너스 측은 28일(한국시간) 이대호에게 40인 로스터 진입 소식을 전했다. 구단관계자가 사실상 25인 로스터에 해당된다고 밝힌 만큼 개막 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대호의 로스터 진입은 의미가 크다. 올해 여러 명이 도전에 나선 메이저리그 입성에 상대적으로 가장 확률이 낮은 경우가 이대호였기 때문. 주전 1루수 아담 린드의 백업으로 시즌에 참가하게 될 이대호는 당초 같은 포지션의 유망주 헤수스 몬테로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
하지만 시범경기 동안 준수한 플레이로 인상을 남긴 이대호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에 승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의 손꼽히는 유망주였던 헤수스 몬테로에 비해 나이와 연봉 등 여러 측면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였었다. 하지만 이번 경쟁에서 승리함에 따라 몬테로는 웨이버 공시(계약에 대한 권리를 포기)에 처할 전망이다.
이대호를 끝으로 김현수를 제외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향방이 사실상 확정됐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며 화제를 모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시범경기 동안 눈부신 활약으로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합류, 현지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지 지역 매체들은 올해 박병호가 올시즌 30개의 홈런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
시범경기 기간 중 경미한 부상을 당하기도 했던 추신수도 최근 7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경기 감각을 올리고 있다. 물오른 타격 감각으로 올 시즌에도 지난해 못지않은 활약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활약 중인 선수 가운데 원조 코리안 메이저리거로서 위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마이너리그 통보를 받은 이학주(샌프란시스코)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밝은 전망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김현수의 향후에도 관심을 모은다. 김현수의 경우 대체로 어두운 전망이 예측돼 앞으로 일주일간 볼티모어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초점을 모은다.
김현수는 현재 이대호와는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 당초 주전 좌익수 자리가 확보된 상태에서 시범경기에 나섰으나 저조한 성적으로 경쟁자들에게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 같은 포지션의 조이 리카드가 최근 53타수 21안타 타율 3할9푼6리의 호성적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당초 김현수는 볼티모어의 주전 좌익수 감으로 영입됐지만 시범경기 동안 1할대의 타율로 부진하면서 볼티모어가 대안을 찾는 형국에 처했다. 리카드의 경우 룰5 제도에 의해 볼티모어로 영입됐으나 의외의 선전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언론들도 김현수에 대한 평가가 싸늘해진 상태이다.
국내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큰 시장을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본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앞서 마이너리그 통보를 받은 이학주와 미래가 불투명한 김현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좋은 전망이 대두되고 있음은 국내 야구의 수준이 그만큼 낮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야구팬들은 국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현수도 남은 일주일간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을 그만큼 높은 것도 사실이다.
김윤겸 칼럼니스트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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