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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활약' 곽명우, 2연패 달성의 숨은 공신
작성 : 2016년 03월 24일(목) 22:52

시몬,곽명우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곽명우의 손끝에서 공이 떨어지자 시몬이 날아들었다. 시몬의 스파이크가 꽂히는 순간 곽명우는 두 손을 들고 환호했다.

OK저축은행은 24일 오후 7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25-15 19-25 25-23)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한 OK저축은행은 2014-2015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우승을 경험했지만, 곽명우에게는 올해의 우승이 더 뜻 깊다. 자신이 직접 코트에서 뛰면서 만들어낸 우승이기 때문이다. 곽명우는 "혼자 한 것이 아니다. 송명근과 시몬 등 팀 동료들이 신뢰나 믿음을 많이 채워줬다. 많은 선수들이 도와줘서 이겨냈다. 분위기가 올라가니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원래 OK저축은행의 주전 세터 자리는 이민규가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초반 이민규가 아시안게임 후유증으로 흔들릴 때 곽명우가 그 자리를 대신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이민규가 코트에 있었다. 곽명우는 웜업존에 있을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이민규가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곽명우에게도 기회가 왔다. 그러나 기회와 동시에 찾아온 것은 부담감이었다. 갑작스레 팀의 운명을 책임지게 되면서 곽명우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공격수들과 호흡이 어긋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OK저축은행 역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들어오자 곽명우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상대 블로커를 농락하는 토스로 시몬과 송명근을 춤추게 했다. '대학 후배' 노재욱과의 세터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우승의 일등공신이 시몬이라면 숨은 공신은 단연 곽명우였다. 우승이 결정된 뒤에는 MVP 투표에서 2표를 득표하기도 했다.

곽명우는 "좋은 경험을 했다. 다행히 이겨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이제는 스스로도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팀의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도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였다.

노재욱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미디어데이 때부터 많이 언급이 됐다"면서 "신경을 쓰면 스스로 말리기 때문에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 대학후배가 아니라 잘하고, 이겨야 하는 상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시즌 이민규가 부상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면 곽명우는 다시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된다. 국가대표 세터 이민규를 상대로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OK저축은행이 2연패를 달성한 오늘, 곽명우는 OK저축은행의 어엿한 주전 세터였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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