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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1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작성 : 2016년 03월 24일(목) 21:08

현대캐피탈

[안산=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현대캐피탈의 1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통합 우승의 꿈을 눈앞에서 놓쳤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오후 7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OK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1-3(20-25 15-25 25-19 23-25)으로 패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던 현대캐피탈은 OK저축은행에 발목을 잡히며 통합 우승 달성에 실패했다.

정규시즌 동안 너무 잘 했던 것이 챔피언결정전에 와서는 오히려 독이 됐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지난 6일 우리카드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이후 18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까지 12일을 쉬었다. 18연승의 상승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희석됐다. 오히려 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통과한 OK저축은행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더욱 맹렬한 기세를 드러냈다.

너무 길었던 휴식기간은 선수들에게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통 충분한 휴식은 선수들에게 재정비의 기회가 된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에게는 길었던 휴식기간이 과유불급이었다. 1, 2차전 천안 홈경기에서 경기감각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OK저축은행이 1차전부터 최상의 경기력을 뽐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결국 1, 2차전을 내주며 시리즈 운영이 꼬일 수밖에 없었다.

비록 아쉽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놓쳤지만, 현대캐피탈이 이룬 성과를 폄하할 수는 없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5위에 그치며 최악의 시기를 맞았던 현대캐피탈은 불과 1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명가 부활'을 알렸다. 신인 감독 최태웅은 뛰어난 지도력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었고, 선수들은 달라진 모습으로 화답했다.

특히 '스피드 배구'의 장착은 현대캐피탈을 넘어 V리그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동안 한국 배구의 대세는 외국인선수 중심의 '몰빵 배구'였다.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는 세계 배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었지만, 당장의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업 템포 1.0'을 외치며 '스피드 배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늘 져도 괜찮다. 우리는 완성된 팀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가는 팀"이라는 최태웅 감독의 말은 반신반의하던 선수들에게도 '스피드 배구'를 향한 방향성을 심어줬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스피드 배구의 완성'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내년 시즌 보여줄 '업 템포 2.0'에 대한 기대감도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비록 통합우승의 꿈은 눈앞에서 놓쳤지만, 현대캐피탈의 1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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