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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욱 "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작성 : 2016년 03월 22일(화) 23:23

노재욱 / 사진=KOVO 제공

[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소리를 지르며 체육관을 달렸다. 옆에는 동료들이 함께 했다. 어느새 걱정과 부담은 다 사라져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오후 7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OK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1(23-25 25-22 25-23 25-16)로 승리했다. 2연패 뒤 1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통합우승의 희망을 되살렸다.

현대캐피탈 모두에게 귀중한 승리였지만 특히 노재욱에게는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1승이었다. '스피드 배구'의 핵인 노재욱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인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 1, 2차전 패배의 원인으로 노재욱이 지목됐다. 당연히 노재욱의 마음고생도 컸다.

마음고생에 시달린 노재욱을 일으킨 것은 최태웅 감독과 동료들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노재욱에게 소리를 지르며 체육관을 뛰어 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스스로를 가다듬을 기회를 잡길 바라는 마음에 내린 지시였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뛰는 노재욱의 뒤에는 동료들이 함께 달렸다. 그 시간을 통해 노재욱은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리했다.

효과가 있었을까? 노재욱은 3차전에서 본모습을 되찾았다. 상대 블로커를 속이며 공격수들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다. 노재욱이 부활하자 현대캐피탈도 살아났다. 오레올과 문성민, 신영석 등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세하는 스피드 배구가 완성됐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 뒤 노재욱은 "부담이 있었다. 너무 안 된 것만 생각하다 보니 스스로 더 주눅이 들었다"고 지난 며칠을 돌아봤다. 이어 "감독님이 화도 내고, 좋은 말도 해주셨다"면서 "내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좋은 말을 해주시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다 같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말한 최태웅 감독은 "(노재욱이) 3세트에서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체육관에서 소리를 지르더라. 그런 것을 보며 재욱이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 현대캐피탈이 통합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패배는 곧 준우승인 상황이다. 하지만 노재욱이 제 모습을 찾는다면 아직 우승의 희망이 남아 있다. 18연승을 했던 팀이다. 3연승은 아무것도 아니다.

노재욱이 남은 경기에서도 3차전의 활약을 재현하며 현대캐피탈에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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