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부임 2년 만에 우승' 양철호 감독 "꿈에 그리던 날이 왔다"
작성 : 2016년 03월 21일(월) 22:18

현대건설 양철호

[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양철호 감독이 현대건설 사령탑 부임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현대건설은 21일 오후 7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5-20 25-18)으로 승리했다. 1, 2, 3차전에서 모두 셧아웃 승리를 거둔 현대건설은 2015-201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 지휘봉을 양철호 감독은 부임 첫 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2년차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견인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양철호 감독은 "두 다리 뻗고 자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17년째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정말 꿈에 그리던 날이 왔다. 너무나 행복하고 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감격했다.

양철호 감독은 "원래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 보이는 표정이다. 최대한 웃고 있다"면서 "너무 좋다. 지나가다 누가 한 대 때려도 그냥 맞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도 많이 맞았다"고 웃었다.

최근 V리그에서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양철호 감독은 대학 졸업 이후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대학 시절 함께 코트를 누비던 선수들이 프로무대에서 활약할 때 아마추어 무대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흥국생명 코치로 처음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현대건설 수석코치를 거쳐,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 감독에 부임했다.

양 감독은 "대학교 이후 바로 지도자 생활을 해 프로나 실업에 대해 몰랐다. 흥국생명에서 코치 생활을 하면서 프로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황현주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도 내가 스타가 아님에도 잘 따라줬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양철호 감독은 또 "(한)유미나 (김)세영이가 후배들보다 더 간절함이 있어서 더 많이 움직이고 뛰었다. 선수들과 함께 대화를 하며 풀어나갔다"며 "다만 훈련은 타협하지 않았는데, 선수들도 그것을 알고 잘 따라줬다. 지금까지 선수들과의 마찰은 한 번도 없었다"고 그동안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마음을 전했다.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을 맞이한 양철호 감독은 이날 방송 인터뷰 도중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철호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하느라 (어머니와) 떨어져 있었다. 지난해 돌아가셨는데, 25-6년 동안 엄마와 함께한 시간이 100일 정도 되는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셔서 생각이 많이 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기쁜 날인만큼 웃음지을 일이 더 많았다. 이날 양철호 감독은 미디어데이 우승 공약을 지키기 위해 코트에서 춤 솜씨를 발휘했다. 양철호 감독은 "몸치다. 나이트를 정말 싫어한다"며 "노래방을 가도 가만히 앉아있는다. 집사람이 절대 추지 말라고 한다"고 웃었다.

양철호 감독은 마지막으로 "우승을 했으니, 술 먹고 내일 아침에 깼으면 좋겠다. (축하주를) 다 받아먹어야 하는데 못 깰까봐 걱정"이라고 행복한 고민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