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IBK기업은행이 '통합 우승'의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IBK기업은행은 21일 오후 7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0-3(22-25 20-25 18-25)으로 패했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건설에 일격을 당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2015-2016시즌 IBK기업은행이 보여준 성과는 폄하할 수 없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우승의 주역 데스티니가 트라이아웃 제도로 인해 팀을 떠났다. 새로운 외국인선수 리즈 맥마혼을 영입했지만 아직은 '미완의 대기'였다.
새 시즌 준비도 여의치 않았다. 이정철 감독이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IBK기업은행에만 집중할 수 없었다. 김희진, 박정아 등 주축 선수들도 대표팀 경기를 소화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다른 팀들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IBK기업은행을 우승후보로 꼽았지만 정작 이정철 감독은 웃지 못했던 이유다.
이정철 감독의 우려는 시즌 초반 그대로 나타났다. GS칼텍스와의 개막전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한 IBK기업은행은 이후 3라운드 중반까지 5할 승률에 그치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여자부 외국인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지명된 맥마혼은 아직 V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고, 여름 동안 피로가 쌓인 김희진과 박정아도 경기마다 기복을 드러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의 저력은 시즌 중반 이후 나타났다. '승리 DNA'를 되찾은 IBK기업은행은 3라운드 중반 이후 12연승 행진을 달리며 순식간에 선두로 올라섰다. 정규리그 막판에는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며 기어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강팀만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기어이 IBK기업은행의 발목을 잡았다. 김희진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챔피언결정전까지 100%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왼손가락 골절을 당한 맥마혼은 아예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100%를 넘어 120%를 쏟아 부어야 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주축 선수의 이탈은 큰 타격이 됐다. 결국 다소 허무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영광을 현대건설에 넘겨주게 됐다.
비록 통합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IBK기업은행은 2015-2016시즌 자신들만의 배구를 보여주며 왜 IBK기업은행이 강호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2% 부족한 시즌을 보낸 IBK기업은행이 다음 시즌 남은 2%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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