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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금액 800만 달러 제한?…선수에겐 '양날의 검'[st스페셜]
작성 : 2016년 03월 18일(금) 11:24

강정호, 류현진, 박병호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김도곤 기자] 한국 선수들에 대한 포스팅 금액 상한선 제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에 대한 포스팅 금액 상한선을 두기로 하고 이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MLB 사무국은 포스팅 상한금액으로 800만 달러(약 93억 원)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팅 시스템은 FA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들이 해외 진출 방법으로 선택하는 제도로 7시즌 이상 FA자 자격일수 충족할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

만약 포스팅 금액이 MLB 사무국의 제안대로 800만 달러로 한정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선수들 입장에서 800만 달러라는 포스팅 금액 제한은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사례를 보면 800만 달러는 그다지 큰 액수는 아니다. 지난 2012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이 2537만 7737달러, 가장 최근 진출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1285만 달러를 기록했다. 800만 달러는 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메이저리그 구단 중 빅마켓이 아닌 이보다 적은 돈으로 운영되는 스몰마켓 구단에게는 호재가 된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800만 달러로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이보다 더 적은 금액도 가능하다. 이는 해외 진출 의사를 타진한 선수에게는 호재다. 보다 많은 팀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연봉 면에서도 선수들에게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병호는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이 돈은 박병호가 아닌 전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가 받는 돈이다. 선수는 연봉을 받는다. 박병호는 연봉 부분에서 조금은 아쉬움을 남겼다.

박병호는 4년 총액 1200만 달러(약 139억 원)의 규모로 계약했다. 1년 단위로 보면 약 300만 달러(약 34억 원)다. 박병호 자신은 연봉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밝혔으나 확실히 잭팟을 터뜨렸다고 볼 수 없다. 박병호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였다는 점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네소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 미네소타는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등으로 대표되는 메이저리그 빅마켓 구단이 아니다. 스몰마켓으로 불리는 중소구단에 속한다. 그런 미네소타가 포스팅 금액에서 1285만 달러나 소비했다. 이미 많은 비용을 지출한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박병호에게 대박 연봉을 안겨주기 힘들었다. 포스팅 시스템의 특성상 이미 큰돈을 지불한 터라 선수는 받게 될 연봉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MLB 사무국의 제안대로 포스팅 금액을 800만 달러로 제한한다면 포스팅 시스템 과정에서 돈을 아낀 구단이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안겨줄 여력이 생긴다. 선수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은 일이다.

위에서 '양날의 검'이라 언급한대로 단점도 존재한다. 선수를 보내야하는 한국 구단 입장이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주축 선수다. 류현진과 박병호의 진출로 포스팅 금액에 대한 눈이 높아진 구단이 800만 달러라는 돈에 만족하긴 힘들다.

팀의 한 시즌 플랜의 주축이 될 선수를 내주고 받는 돈이 800만 달러 이하라면 포스팅을 통한 진출 자체를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생긴다. 포스팅 시스템 특성상 소속 구단이 금액에 만족하지 못해 거절한다면 선수로서는 다음으로 기회를 미룰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문턱을 낮춰줄 것으로 보였던 포스팅 금액 제한이 오히려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든 포스팅 시스템의 상한선 제한은 선수들에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다. 과연 포스팅 금액에 상한선이 실제로 정해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도곤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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