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윤겸 칼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구선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시범경기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하며 '한국산 거포'의 실력을 입증했다.
박병호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샬럿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1루수 겸 6번 타자로 나서 3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날 1회 2사 만루 기회에서 비거리 117m의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트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의 이날 홈런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뜻 깊었다. 김현수, 이대호 등 한국 타자들이 대거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처음 터트린 홈런이라는 것. 특히 이번 홈런은 승부처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승타를 때린 점 등 과정과 내용면에서 값진 것이었다.
이번 홈런은 1회 2사 만루라는 '찬스'에서 터트렸다. 득점 기회에서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는 점은 거포로서의 제몫을 다해냈다는 의미가 있다. 박병호는 이날 인터뷰에서 "연습 때부터 바람이 우측으로 불어 타구가 안 나가 콘택트에만 집중했고 홈런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점은 콘택트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많은 홈런을 쳤던 타자였음에도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맞추기'에 집중했던 점은 첫 타자 출신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가 빅리그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였다.
콘택트 능력은 메이저리그 진출 타자들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과제이기도 하다. 강정호에 비해 장타에 집중해야 하는 거포 스타일의 박병호도 득점 찬스에서 이에 집중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점수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큰 것'을 노리기보다는 맞추는 데에 초점을 잡았다는 점은 상황 대처 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또 이날 홈런은 메이저리그 수준급 선발투수로부터 얻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는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뿐만 아니라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중인 선수들도 출장기회를 얻는다. 그만큼 다양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 출전자격을 시험 받는다.
하지만 박병호가 이날 상대한 투스는 탬파베이 3선발로 꼽히는 제이크 오도리지다. 오도리지는 지난 시즌 템파베이 2선발로 활약하며 9승9패 3.35의 수준급 활약을 펼친 투수다. 특히 무시무시한 타자가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3점대 중반의 방어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박병호의 첫 홈런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투수가 아닌 수준급의 활약을 펼친 투수에게 얻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박병호에게는 '국내에서만 통할 거포'라는 항간의 우려도 제기됐었다. 물론 시범경기 초반인데다 이제 처음 홈런을 때려낸 상황이기는 하지만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이 높일 만 했다. 여기에 이날 강한 바람을 뚫고 홈런을 쳤다는 것도 박병호의 파워가 수준급임을 확인케 했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메인에 오르는 등 관심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어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들의 활약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충분한 만족감을 줬다.
하지만 이제 시범경기 초반인 만큼 메이저리그 직행 슬러거로서 그가 넘어야 할 과제는 무수하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특유의 빠른공에 대처하고 이를 배트에 맞출 클러치 능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의 과제이기도 하다.
여기에 미네소타에서의 적응을 비롯해 주전은 물론 포지션이 겹치는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조 마우어와의 경쟁에서도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아내야 한다. 이번 홈런은 이같은 박병호의 향후 과제에 있어 많은 야구팬들의 기대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김윤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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