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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로 시베리아 횡단하는 김현국 "기회의 땅으로 모두 함께 떠나요"(인터뷰①)
작성 : 2014년 04월 28일(월) 14:00

김현국 씨가 18년전 모터사이클로 처음 시베리아를 횡단할 당시 러시아 시골마을 주유소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성준 기자]민주화 열기로 가득했던 1987년, 당시 거리로 뛰어나간 많은 이들 가운데 당시 전남대 법대 신입생이었던 김현국(46) 씨도 있었다.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갈망하는 몸부림으로 돌과 화염병을 양손에 쥐었던 김씨는 군 복무중이던 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됐다는 소식을 내무반 TV로 접했다. 그 순간 그 옛날 만주 벌판을 누볐던 큰아버지의 DNA가 자신에게도 이어졌음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동시에 사회를 향했던 시선은 개인으로 바뀌었다.

90년 제대와 함께 무작정 해외 여행을 계획했다. 막노동으로 번 왕복 배삯과 식비 100만원만 가지고 일본으로 떠났다. 시모노세키를 시작으로 후쿠오카를 거쳐 히로시마에서 마무리된 2주간의 현지 체류 기간동안 노숙을 불사하는 등 악전고투를 치렀지만, 당시의 경험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는데 있어 가장 소중한 밑천이 됐다.

다음달 7일부터 왕복 6개월의 여정으로 유라시아 횡단, 그것도 모터사이클을 타고 홀로 'AH6, 2014 트랜스 시베리아' 대장정에 나서는 김씨는 "비행기 한 번 타본 적 없는 촌놈이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모두가 만류했다. 하지만 그때 짐을 꾸리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며 탐험가로 첫발을 내딛었을 때를 회고했다.

▶ 즉석 복권 당첨이 계기였던 1차 러시아 횡단

일본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이번에는 인도로 발길을 돌렸다. 석 달짜리 비자를 얻어 네팔과 티베트까지 돌며 무려 1년6개월동안 현지에서 체류했다. 물론 불법 체류였다. "인도의 낮은 생활 수준에 힘들지 않았느냐고 누구는 물어보더라고요. 그 점이 오히려 좋았어요. 때 묻지 않은 그곳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에 흠뻑 빠졌죠. 현지인들과 하나가 되는 여행의 참맛을 서서히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새내기 아마추어 여행가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탐험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96년 시베리아 모터사이클 1차 횡단부터였다.
95년 러시아에 처음 다녀온 뒤 '통일 이후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시베리아를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심한 여정이었다.

탐험가 김현국 씨가 모터사이클로 시베리아 횡단에 도전한다./정준영 기자


블라디보스톡과 모스크바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은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그러나 아무나 갈 수 없는 여행 코스일 만큼 매력적이면서도 매우 험난하기로 유명하다.
그 길을 열차도 아닌 모터사이클로 갈 생각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학교 교문 앞에서 산 즉석 복권이 100만원 짜리에 당첨됐어요. 술 먹고 탕진하는 대신 오래 남을 물건을 사 보자는 생각에 근처 오토바이 가게로 달려갔죠, 거기서 만난 주인 아저씨가 무심코 '젊은이라면 오토바이로 세계 여행을 떠나 봐야지'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같은 기분이었어요. 안톤 체홉이 마차로 시베리아를 횡단했던 것처럼 '나도 현대의 마차인 오토바이를 타고 시베리아를 가로지를거야'라고 결심했어요."

모터사이클 횡단을 결심하자마자 거짓말처럼 일은 술술 풀렸다. 담당 교수를 비롯한 지역 사회의 지인들이 너도나도 할 것없이 후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그러나 여행은 계획할 때까지만 즐겁고, 막상 떠나면 고생인 법. 김씨는 러시아에 다시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②편에 계속)


조성준 기자 when@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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