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재원 기자] 전남 고흥 반도의 녹동항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그 곳에는 여의도 크기의 1.3배인 자그마하면서도 아름다운 섬이 있다. 작은 사슴을 닮아 이름붙여진 소록도(小鹿島)다.
한때 소록도는 가까우면서도 먼 섬이었다. 일제 시대 강제 수용됐던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있어 환자의 가족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웬만해선 얼씬조차 하지 않던 곳이었다. 지금도 국립소록도병원에는 7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과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뭍과 한 몸이 됐고, 국내 최초의 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와 더불어 고흥을 상징하는 여행 명소로 우뚝 섰다. 아픔과 한으로 가득했던 예전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화사한 봄 햇살과 남해 특유의 잔잔한 파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4월의 소록도다.
국립소록도병원 중앙공원 입구. 공원 초입으로 차량통행이 금지된다.
다미안 공적비. 1966년 4월 15일부터 1971년 4월 15일까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병을 물리치는데 공을 세운 벨기에 다미안 재단의 공적을 기린 공적비다.
소록도 구라탑. 미카엘 대천사가 한센균을 박멸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1963년 건립됐다
한하운 시비. 한센병을 앓았던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가 새겨져 있다.
소록도 나들이, 이 정도는 알고 가세요
▲제주도와 날씨가 비슷하다. 섬 이름과 달리 원래는 사슴이 없었는데 1996년 2마리를 방사한 게 화근이었다. 번식에 성공한 사슴이 모두 400여 마리로 늘어나 작물 재배는 엄두도 못 낸다고 한다.
▲연 30여 만명의 관광객이 소록도를 찾는다. 단, 환자들이 거주하는 마을은 들어가지 않는 편이다. 섬 전체는 금연 구역. 그래도 어디 숨어서 피우는 사람이 한 두 명씩 꼭 있다고 한다. 소록도에서 만큼은 ‘1박2일’의 출연진처럼 금연에 도전해 보시길.
▲주민들 가운데는 가족과 헤어진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섬 전체적으로 종교적 성향이 강한 편. 작은 섬 크기에 비해 법당과 성당, 교회가 많다. 한센병 환자의 아픔을 담아 낸 한하운 시인의 시 ‘보리피리’가 새겨진 비석은 그들의 고단했던 지난 세월을 잘 설명해준다.
▲녹동항에서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배를 타고 10분쯤 가면 선착장에 도착한다. 차량을 이용하면 소록대교를 건너 제2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은 뒤 천천히 걸어들어가면 된다. 일몰 후에는 출입이 금지되니 명심하시길.
국립소록도병원 중앙공원. 1934년 산책지를 대유원지로 만들어 1936년 12월 1일 준공됐다.
수탄장. 국립소록도병원으로 가는 방향 나무 사이길로 직원지대와 병사지대로 나눠져 1950~1970년까지 철조망이 쳐져 있었다.
송재원 기자 sunny@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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