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다.
민훈기 야구해설위원은 3일 오후 이대호가 시애틀과 1년 4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대호는 4일 신체검사를 받은 뒤 5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대호의 기량이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았을 뿐더러, 적지 않은 나이도 걸림돌이 됐다. 포지션이 '거포'들이 많이 모인 1루수 또는 지명타자라는 점도 문제였다. 소프트뱅크가 이대호 잔류에 공을 들이면서, 소프트뱅크로 리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이대호는 미국에서 묵묵히 몸을 만들며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을 잊지 않았다. 결국 시애틀과 1년 4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게 됐다. 이대호가 입단한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추신수가 뛰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같은 지구에 속해 있어 '절친'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애틀은 지명타자와 1루수에 모두 걸출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지명타자 넬슨 크루즈는 지난 시즌 타율 0.302 44홈런 93타점을 기록한 거포다. 3일 CBS 스포츠가 선정한 지명타자 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능력을 자랑한다. 1루에는 아담 린드가 있다. 지난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타율 0.277 20홈런 87타점을 기록한 린드는 트레이드로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이대호가 이들을 제치고 주전을 차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아예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크루즈가 외야수로 출전한다면 지명타자로 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린드가 좌투수를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우타자인 이대호가 플래툰으로 출전할 수 가능성도 있다. 이대호가 크루즈와 린드를 뚫고 어느 정도의 출전 기회를 얻느냐가 메이저리그 도전의 성패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대호가 시애틀의 홈구장인 세이프코 필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세이프코 필드는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서도 넓기로 유명한 투수친화적인 구장이다. 리치 섹슨, 아드리안 벨트레 등 장타력을 자랑하던 선수들도 세이프코 필드에서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가 정교함과 파워를 모두 증명해야만 시애틀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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